수험생-지도교사 갈팡질팡 | 대입진학지도자료 거의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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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성적판도는 밝혀졌으나 진로선택의 향방은 안개속에 가려져있다. 득점대마다 동점사태가 쏟아져 능력의 판별이 어려위진데다 종래의 복수지망이 단수지원으로, 계열별모집이 학과별모집으로 바뀌어 진학지도 자료마저 쓸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바람에 수험생과 학부형들은 애를 태우고 교사들도 갈피를 잡지못해 혼선을 빚고있다.

<문의쇄도>
각 고교 교무실은 학력고사성적분포가 발표된 5일부터 진학상담을 요구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밭길과 문의전화가 줄을 잇고있다.
서울 예일여고의 경우 5일에 이어 6일에는 상오 8시40분부터 수험생들이 찾아들었고 교무실전화는 불이 날정도.
영문학과를 지원하겠다는 수험생 이모양(19)은 자신의 성적이 2백70점 정도인데 『어느대학으로 원서를 내야 합격할수 있겠느냐』며 초조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학교 진학지도주임 고원영교사는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외엔 할말을 잃었다. 고교사는 과거의 입시정보는 거의 쓸모없는 상황에서 「적성에맞는 진로지도」란 이상론에 불과하다며 본격적인 진학지도는 대학원서마감(12일) 1, 2일전인 10일이나 11일쯤 가야 가능할것같다고 안타까와 했다.
명지여고 3학년 주임 백춘부교사는 『3백점이상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6천명을 넘어 충격적』이라면서 『이같은 고득점자 사태로 이미 학교나름대로 마련해놓은 배치기준을 백지화시키고 당장 새로운 배치기준을 작성해야할 판이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몰라 곤혹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상회의>
원서교부가 5일부터 시작됐는데도 이처럼 고3교실의 진로지도 기능이 마비되자 각 고교는 고3담임 비상대책회의를 여는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있다.
서예일여고는 이날상오10시, 상문고교는 하오2시 고3담임교사들을 비상소집, 회의를 갖고 배치기준마련등 세부계획을 논의했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얻지못했다. <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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