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사람에 불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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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에 처음 연하장이 생긴 것은 대한제국 고종중엽 당시 우리나라에 와있던 서양사람들이 서로간에 들리면서부터다. 1910년 한일합방후 일인들이 덩달아 서로 들렸고 우리나라 정치인과 사업가들이 더러 돌리긴했지만 일반인들은 연하장이란 염두에 두질 않았다.
1945년 해방이후 서양풍속이 이땅에 들어오면서부터 연하장을 주고 받는일이 유행되었다. 연하장은 엽서에다 새해인사 사연을 정성껏 자필로 써서 보내는 것이 예의다. 그래야 보내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기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인쇄된 연하장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런 연하장을 사서 자기이름만 써넣어 보내는 것은 설레이며 받는 사람도 기분도 흐뭇한 맛이 안난다. 몇해전 일이다.
이름·얼굴도 듣도 보도 못한 사람에게서 연하장이 날아들어왔다. 알고보니 모인사로부터 보내온 것이다. 서로 아는사이도 아닌데 연하장을 보낸다는 것은 무례가 되는 일이다. 앞으로의 꿍꿍이가 있어 자기소개를 하는 일이라 입맛이 씁쓸했다. <이규의><서울동대문구장안동123의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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