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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진 젊은 右派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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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수파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아지트'로 여겨지던 대학가에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보수.우파 성향의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속속 단체를 결성하고 나선 것이다.

'미래한국연구회'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대학생 중심의 보수단체다. 지난 2월 인터넷에서 결성돼 3개월 만에 9백9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1월 설립된 '청년우파연대'도 4개월 만에 회원 수가 1천5백50명을 넘었다. 지난해 말 촛불집회의 반미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단체 설립의 바탕이 됐다.

최근 매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서승목 교장 추모.전교조 항의 촛불 시위 등에 참여하면서 온.오프라인의 연대 모임인 '청년한국대학생 연합'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결성된 '보수학생연대'(회원수 8백60여명)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북핵 문제.이라크 전쟁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젊은 보수층'의 생각을 활발히 알리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시작된 이들 보수 대학생은 각종 세미나 개최와 방송토론, 집회.시위 참가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보수 성향의 대학생들이 "나는 우파"라고 선언하고 보수단체에 가입하는 현상은 동성애자의 자기 고백에 빗대 '커밍 아웃'으로 불린다.

이 같은 현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약화된 운동권의 자리를 보수파 대학생이 메우기 시작, 지난해 촛불시위와 대통령 선거 결과,반미감정 고조 등에 자극받아 결집하면서 세력화했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다양한 의견이 젊은이들 사이에 공존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지나치게 안정성만 추구할 경우 사회가 변화의 동력을 잃게 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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