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조코위 만나 "FTA 협상 빨리 재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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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각국 정상 부부들이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노미자 매듭장(왼쪽)의 시연을 보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테인세인 미얀마 대통령, 박 대통령,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부부, 김종덕 문체부 장관, 태국 총리 부인 나라폰 짠오차 여사. [부산=박종근 기자]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2009년에 이은 두 번째이자 박근혜 정부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다.

 이날 박 대통령은 미얀마·인도네시아·라오스·태국·필리핀·싱가포르 정상과 여섯 번의 릴레이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딸이 아이돌 그룹인 슈퍼주니어와 엑소(EXO)의 팬이라며 “자카르타에서 K팝 공연을 두 번이나 관람했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에겐 “지도자들의 현명한 결단으로 라오스는 1986년 신경제 제도를 도입해 경제발전에 성공했으나 북한은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고수하며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가 표명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태풍 피해를 겪은 상황에도 부산에 온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지난 1일 러시아 동쪽 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에서 일하다 희생당한 필리핀·인도네시아 선원과 관련해서도 해당국 대통령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첫 행사인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선 “아세안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양자 FTA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통합을 이끌어왔다”며 “안타깝게도 한·아세안 FTA는 한국 기업의 활용률이 다른 FTA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조속히 추가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인 여러분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첫날 마지막 일정인 아세안 10개국 정상 환영 만찬은 ‘한옥과 전통공예, 한식과 K팝’이란 콘셉트로 진행됐다. 행사장은 한지와 창호·공예품으로 꾸며졌고, 가수 싸이 등이 공연했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아세안을 상징하는 볏단과 한국의 농업 전통을 연결지으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아세안은 한국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감히 꿈꾸고 서로를 위해 나눈다’는 아세안 공식가의 가사처럼 협력과 고유의 정신이 우리 사이에 더욱 살아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품앗이를 하는 오랜 친구로서 믿음을 일궈 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만찬 테이블엔 해물전과 자갈치·대구 구이 등 부산의 특색을 살린 음식이 올랐다.

부산=신용호·허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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