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베일" 벗는 회교국여성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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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쟁은 슬프나 여성해방은 반갑다」는게 요즘 이라크 여성들의 솔직한 심정이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같다.
그도 그럴 것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남자기근이 벌어져 사회 각분야에서 여성인력활용이 볼가피하게돼 전통적인 회교여성의 질곡에서 벗어날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이다.
발끝까지 닿는 치렁치렁한 검은 옷자락을 끌며 벽돌을 찍어내는 여인들의 모습은 이제 이라크에서는 전혀 새로운 광경이 아니라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는 전하고 있다.
막노동뿐 아니라 전투기조종사, 행정직 공무원에까지 여성들에게 문호가 열려 이라크 여성들은 다른 회교국가의 여성들로서는 감히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사회 전반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
일례로 전쟁전 4분의1정도에 불과하던 일부성의 여성공무원수가 현재 4분의3 수준으로 급증했으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중장비조립공장·섬유공장·타일제조공장 등에도 여성노동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인구증가를 위해 피임이나 낙태를 불법화하고 있는 이라크정부지만 전쟁 발발로 더많은 여성을 직장에 붙들어 두기 위해 임산부들에게 주어지던 갖가지혜택을 줄이는 고육지책까지 서슴지 않고 있을뿐 아니라 「교육받은 개화된 여성 없이는 이라크 사회발전은 이룩될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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