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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소곤소곤 연예가] 개그우먼 김지혜, 끔찍한 남편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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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개그맨 박준형과 2년 넘는 열애 끝에 이제 갓 두 달 된 새색시 개그우먼 김지혜. 서로 바쁜 스케줄이지만 하루 한 끼는 꼭 부부가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원칙이라는 그녀는 문득 요리를 하다 엄청난 발견을 했다고 한다.


"곰곰이 보니까 한국 음식엔 소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뉴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 섭취량이 기준보다 3배가 넘는다 하잖아요. 그런데 직접 요리를 하다 보니 정말 줄일 수 없는 것이 바로 소금이에요. 그래서 이제는 입맛에 간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입맛을 맞추기로 했어요."

평소 얼큰한 국과 찌개가 없으면 절대 밥을 안 먹는 박준형. 그러나 지혜로운 신부 김지혜는 이것저것 잔칫상처럼 가짓수만 많고 손이 안 가는 밥상 대신 날마다 다른 한 가지 일품요리로 맛깔스럽게 식탁을 차렸다. 이때, 미술 전공 실력을 발휘해 테이블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꾸미는 것은 기본. 맨밥에 김 한 장을 올려도 정갈한 한정식집에 온 것인 양 착각하도록 하는 것이 그녀의 소금 줄이기 노하우다.

"시중에 포장된 짭짤한 김이 지천이지만 저는 직접 들기름을 바르고 소금은 줄여서 팬에 구워요. 그리고 향이 날아갈까봐 항상 냉동보관하고, 결정적으로 먹기 직전에 전자레인지에 돌려 갓 구워낸 것처럼 고소하고 따뜻하게 식탁에 내죠."

윤봉길 의사는 나라를 위해 도시락 폭탄을 던졌다면, 새색시 김지혜는 사랑을 위해 가끔 도시락 폭탄을 투하한다. 2주 전엔 그녀와도 한 가족이었던 개그콘서트 식구들을 위해 김밥 100줄과 집에서 담근 살얼음 동동 뜬 식혜를 보냈다고. 뿐만이랴, 박준형 소속의 연예인 야구단 시합이 있던 날엔 샌드위치도 만들었다는데.

"새벽부터 크로와상 빵에 치즈와 야채를 넣어 하나하나 랩에 포장까지 했는데 그만 숨이 죽어서 샌드위치 50개가 한 주먹 부피로 줄었더라고요. 양이 부족할 것 같아 부랴부랴 고구마를 삶고, 떡을 쪄서 가지고 갔는데 이휘재.유재석씨에게 구박만 받았어요. 삼복더위에 찐 고구마, 뜨거운 떡이 웬 말이냐고."

두 노총각, 물이 없어 그랬는지, 부러워서 그랬는지 목이 메던 것만은 사실이었다고.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면, 사랑은 지혜를 빛나게 한다. 그녀의 이름처럼.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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