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판 싸이월드 '마이 스페이스' 열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나는 마이스페이스 폐인입니다(MySpace ruined my life)'.

요즘 미국에서 '마이스페이스 폐인'을 자처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미국판 싸이월드 열풍이다. 한국 10대들이 무엇에 푹 빠져 있다는 뜻으로 쓰고 있는 '폐인'이란 말도 똑같이 쓰인다. 뉴욕 타임스는 28일 '너도 마이스페이스 하니? '라는 기사에서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의 인기를 소개했다. 신문은 "30세가 넘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10~20대가 몰려 회원이 270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 인맥 만들기와 자기 홍보=컨셉트는 미니 홈페이지로 대변되는 국내 싸이월드와 똑같다. 회원들은 돈을 내지 않고 이 안에서 개인 홈페이지를 간단히 꾸밀 수 있다. 각자의 홈페이지를 열면 친구 사진들이 줄줄이 공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사진 주인의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서비스 초기부터 영화 제작자나 배우.코미디언 지망생, 록밴드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알리는 창구로 이용했다. 지명도가 높아지자 이번에는 빌리 코건이나 나인인치 네일스 같은 유명 가수나 밴드가 새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곳을 통해 탄생한 스타도 있다.'할리우드 언데드'란 록 밴드는 자신들이 만든 곡과 사진을 올리면서 6만 명이 넘는 팬들을 확보했다. 이들은 "불과 9주 만에 우리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최근 큰 음반사와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 '사진'이 연결고리 역할=이 사이트는 당초 인터넷 마케팅 사업으로 출발한 톰 앤더슨(29)과 크리스 드 워페(39)의 합작품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사 출신인 이들은 메신저에다 친구 초대, 남녀 교제 등 전문 사이트의 기능을 두루 갖춘 '원 스톱 웹'을 염두에 뒀다. 마이스페이스는 4월 한 달간 조회 수에서 구글의 기록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지난달 5억8000만 달러를 주고 이 사이트의 모기업인 인터믹스 미디어를 인수했다. 한 IT 분석가는 "마이스페이에서는 음악과 사진 등 모든 정보가 교환되고 있다"며 "사진을 통해 인맥을 넓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