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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보·나비장 장식 너무 화려|다량 유출된 어보 이해 곤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조선조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가 갇혀 죽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뒤주가 발견돼「진품 가능성」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도세자의 어머니였던 영빈 이씨 가문의 후손 이병재씨(서울 도봉구 미아3동132의2)가 보관해 오고 있는 이 뒤주의 진품 가능성 추정은 후대에 기록한「한동수천토철석함 영조대왕 사도세자」라는 글씨가 내부에 있고「방원」(태종), 도(세종), 향(문종)등의 왕 이름이 새겨진 어 보와 인목대비가 사용했다는 2층 나비 장 등 이 함께 보관돼 왔다는 정황의 참작이다(황수영 동국대 총장, 이숭령 박사).
그러나 문화재적 가치로서는 뒤주보다 훨씬 귀중한 것으로 평가되는 어보와 나비 장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나비장의 장식이 전형적인 조선조 궁중가구에서 보 옥이 있는 것 같은「단순장식」이 아니고 복잡 화려한 장식을 너무 많이 붙였다는 점이다.
대체로 궁중에서 사용돼 온 장롱이나 목기, 가구들은 옻칠, 주칠 등만을 하고 자개무늬도 아주 간단히 넣는 게 통례였으며 장식을 거의 사용치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당대도 아닌 선대의 어보가 아무리 사인이었을지라도 그렇게 다량으로 엄한 궁중법도의 왕궁 담을 넘어 밖으로 유출됐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목기전공 문화재 전문위원 L씨는『인목대비가 사용했다는 나비 장은 사진을 통해 본 복잡한 장식에 의문이 간다』고 밝혔다.
문화재관리국은 곧 이조목기 전문가들에게 위촉, 진품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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