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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성공을 꿈꾸는 10대들의…' 펴낸 공병호씨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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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저도 중1과 고1 자녀 두 명을 뒀지만, 학부형 입장으로 보면 내내 답답한 마음입니다. 제도권 학교들이란 게 10대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 보다는 외려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그토록 가능성이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황금의 씨앗'을 뿌려주기는커녕 '통조림 교육'에 코를 박게 하고있기 때문이죠."

10대용 자기경영서 '성공을 꿈꾸는 10대들의 위대한 준비'(랜덤하우스중앙, 204쪽, 9500원)를 펴낸 공병호(45.공병호경영연구소장.사진)씨의 흥분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땅의 책임있는 어른들이 해야할 일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장기적으로는 올드 패션의 제도권 학교의 시스템을 바꿔주면서, 이와 함께 당장이라도 10대들이 숨 쉴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의 교육 공간을 마련해주는 작업.

"제 경우 '중고생을 위한 자기경영 아카데미'를 지난 해부터 열어왔습니다. 모토는 평범한 삶에서 비범한 삶으로의 도약을 꿈꾸도록 도와주는 총 8시간 과정의 당일치기 프로그램입니다. 벌써 200여명이 배출됐는데, 제 홈페이지(www.gong.co.kr)를 한번 방문해보세요. 짧은 시간에 자극을 받은 10대들의 초랑초랑한 목소리와 비전에 찬 소감들로 활기 넘칩니다."

이번 책은 그들과 나눴던 대화와 커리큘럼의 일부. 글로벌한 시대를 펼쳐나갈 10대들의 미래 경영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1인 기업'이 대세라는 전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10년 뒤 자기 모습을 끝없이 상상하라' '세상의 모든 지식을 책에서 배워라'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하라' '어학능력과 외국경험을 쌓아라'…. 그게 그가 말하는 '위대한 준비를 위한 황금 법칙 10'의 일부.

다소간에 설교 방식의 서술이 지루할 무렵에는 성공한 세계적 CEO들의 에피소드와 발언을 곁들여 성취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GE의 잭 웰치에서 일본 정육업체의 일인자 모리야쓰 츠네요시등이 그들이다. 때문에 꿈나무들을 위한 비전 공유의 계기로 훌륭하다.

"상식이지만 '준비된 인재'에게는 큰 기회가 주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그렇지 않은 10대들에게 앞날은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책에서 '준비하라! 준비하라!'를 거듭 외치고 있습니다. 또 직업이란 단순히 생계유지의 수단을 넘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표현 수단'임을 강조했습니다. 어차피 앞으로의 세상은 일과 놀이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지 않던가요?"

세상이 알듯 공씨는 자유주의 경제론의 전도사. 경남 통영 태생의 그는 고려대와 미국 라이스대 졸업 뒤 자유기업원의 초대소장을 지냈으며, 코아정보시스템의 대표등을 역임하며 손꼽히는 경제경영 전문가로 부각됐다. 이런 이력과 전매특허인 자유주의 기업관은 책의 곳곳에 드러난다. 다소 지나칠 정도로 앞으로의 세상을 생존경쟁의 바다로 묘사하거나 성공 지상주의 가치관을 주입한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이런 지적에 대해 그는 "그런 우려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경제부문에서 성장이 최고의 분배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개인 차원에서의 성취와 두뇌 계발이야말로 건강한 미래사회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가 펴낸 10대용 자기계발서는 '황금의 씨앗을 뿌려라' 등 10권 가까이 있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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