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대변인 교체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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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아는 정치권 외부의 여성 인사'라는 기준에 맞춰 발탁됐던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2개월여 만에 낙마했다.

宋대변인은 내정 직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발탁 배경에 대해선 "나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몇차례 브리핑 실수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이어졌다.

북핵 문제 등으로 민감한 시기에 '워치콘(대북 경계태세) 격상'을 시사해 북한이 이를 빌미로 남북회담을 거부하기도 했다. 盧대통령이 철도.전력산업에 대한 기존 민영화 방침 재검토를 지시하자 "한번 토론해 보라는 뜻"이라고 의미를 평가절하해 혼선을 불렀다.

"주한미군 재배치를 검토할 시기가 됐으며 장기적으로 자주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盧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해석은 알아서 하되 '장기적'이란 말을 강조했다"는 어정쩡한 설명을 달아 청와대 측이 "재배치는 북핵 해결 이후 다룰 사안"이란 추가자료도 배포했다.

그러나 "대변인이 어떤 일도 못하게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문제만 생기면 내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宋대변인의 말대로 브리핑에 소극적인 일부 참모들, 대변인을 '단순 전달자'로 인식할 뿐 보완책을 고민하지 않은 청와대 전체의 실패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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