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합작사 10월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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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LG전자와 세계 2위의 통신장비 업체인 노텔이 통신장비를 생산할 합작법인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17일 LG전자 김쌍수 부회장과 노텔의 빌 오웬스 최고경영자(CEO) 겸 부회장은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합작법인 설립 계약서에 서명했다. 합작법인의 이름은 'LG-노텔'(가칭) 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네트워크사업 부문과 노텔의 한국 법인인 노텔 코리아는 합쳐져 10월께 합작법인으로 재출범된다. 합작법인은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와 교환기,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은 LG전자 청주공장에서 한다.

두 회사는 또 LG전자의 네트워크사업 부문의 자산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이를 현물로 합작법인의 자본금으로 출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노텔은 LG전자에 1억45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주기로 했고, LG전자는 합작 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2년간 일정액을 더 받기로 했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노텔이 50%+1주를, LG전자는 50%-1주를 나눠 갖는다. 초대 CEO는 이재령 LG전자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노텔의 폴 하우스가 맡게 된다.

LG전자와 노텔은 합작회사를 통해 통신장비와 솔루션의 개발과 생산.마케팅.판매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 협력해 국내외 시장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으로 LG전자는 통신장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LG전자 김 부회장은 "LG는 앞으로 휴대전화기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며 "통신장비는 전적으로 LG-노텔 합작법인에서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을 개척한 LG전자 네트워크사업 부문은 그동안 관계사인 LG텔레콤과 경쟁 관계인 KT와 SK텔레콤.KTF 등에 장비를 제대로 팔지 못해 내수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수 기반이 없는 만큼 세계시장 진출도 벽에 부닥쳤다.

반면 1882년에 설립된 노텔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과 3세대 이동통신 부문에서 풍부한 개발 경험을 가진 LG전자와 합작해 무선통신장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노텔의 오웬스 부회장은 "한국은 전 세계 통신 부문에서 일종의 모델로 통하는 역동적인 국가"라며 LG와의 합작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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