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2) 제78화 YWCA 60년(88) 김갑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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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올Y의 근로여성회관이 AID원조를 얻어 독산동에 세워졌고 계획된 도배공·페인트공·타일공 훈련을 위해 보사부로부터 인정직업훈련소 인가를 받았다.
새 직종의 훈련이 시작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자 남성들로부터 비난과 위협의 전화가 오기까지 했다. 『여자가 도배를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Y에서 그런 건 왜 하느냐?』 『남자들이 하는 일을 왜 여자들이 하겠다고 하느냐?』등등 거의 시비조로 또는 위협조로 전화가 걸려왔다.
첫번 훈련을 시작한 것이 78년3월1일∼6월20일. 도배공 50명이 서울Y 독산동 근로여성회관에 전원 합숙하여 3개월20일동안 훈련을 받았다. 그들중에는 이런 공동생활·기숙사생활을 처음 해본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우선 이런 단체생활에서 얻은 바가 많다고들 했다. 처음에는 서로의 성격을 몰라 충돌도 있었지만 그것이 극복되었을 때는 오히려 단결력과 팀으로 일할 때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광주Y도 근로여성회관인 계명여사에서 같은 시기에 같은 수인 50명이 지원하여 훈련을 받았다. 이곳도 기숙사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전원합숙하여 훈련을 받았다.
연합회가 각 지방Y에 이 사업을 알리고 각 지방으로부터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거의 전지역에서 모여온 사람들로 인원구성이 되었다. 훈련에 대한 모든 비용은 개인은 교통비만 부담하고 일체 무료로 훈련을 받았고 숙식도 제공했다. 어떤 이는 어린애가 있어 몇달씩 떨어져 있게 할수 없어 어린애를 데리고 와 있게한 일도 있었다.
독산동 근로여성회관에서는 이것이 동기가 되어 유아원이 시작되기까지 했다. 3년동안 세번에 걸친 이 사업을 끝내고 간사 서채완씨가 결산 보고한 것을 간추려 보면-.
1,훈련된 인원은 예정했던 6백명에서 14명만이 탈락한 5백86명이었다. 이것은 놀라운 성과라고 하겠다. 이것을 세 분야별로 각각 출이해보면l.
도배 3백9명, 페인트 1백16명, 타일 1백61명으로, 결혼관계에 있어서는 기혼이 2백89명, 미혼이 2백62명으로 거의 반반이었다.
다음, 그들이 훈련을 받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의·식·주 해결을 위해서가 단연코 우세하여 2백30명이나 되었다. 사회경험을 얻기 위해서가 1백3명, 저축을 위해서가 94명, 학비조달이 75명, 여가선용을 위해서가 71명으르 이는 의·식·주를 위해서라는 이유와는 동기에 있어 거리가 대단히 먼 것같은 감을 주기도 한다.
학력에 있어서는 절반 이상이 고졸이었고 중졸·국졸의 순이며 대졸도 몇명 있었다.
가족의 이해도에서는 5백86명중 1백43명이나 반대를 무릅쓰고 나왔다고 했다. 협조적이라는 사람은 1백33명이었다.
신앙에 대한 태도는 훈련전 조사에서는 불교 48명, 천주교 50먕, 기독교 1백82명이었는데 훈련이 끝난후 조사에서는 훈련중 기독교를 믿기로 작정한 사람이 생겨 기독교가 2백26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3개월20일동안 Y는 기술교육만 한것이 아니라 교양교육·종교교육등을 병행했던 것이며 시민교육·봉사생활에 대한 인식과 직업에 대한 건전한 의식을 갖게하는것까지도 배려한 결과라고 할수있다.
연령별로는 20세미만이 5명, 21∼25세가 14명, 26∼30세가 14명, 31∼35세가 28명, 36∼40세가 23명, 41∼45세가 13명으로 한창 젊은 나이인 30∼40세가 반수가 넘는 51명이었으니 그들의 왕성한 의옥과 욕우겠다는 그 열망이 강했넌 것은 정한 이치었다. 그들은 노동청이 시행하는 기능사보시험과 2급과정 시험에 응할 수 있고 2급 기능사가 되면 그들은 제대로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다.
페인트공과 타일공 훈련은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다. 여성이 하기에 힘든, 즉 흙이나 시멘트를 등에 지고10여층 고층을 오르내리는 일이라든지, 높은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일등은 체력에 있어서 훈련이 안된 한국 여성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시련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에 응한 훈련생들은 이런 어려움들을 극븍하고 타일공에 1백16명, 페인트공에 1백61명이 끝까지 버티어 훈련을 끝내 그들의 집념을 과시할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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