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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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네히라」 약물중독사건』, 태국가짜복서사건, 그리고 「발라바」·김태식등 링위의 불상사로 만신창이가된 링계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말았다.
18전전승의 신인 장정구 (19) 는 비록 최선을 다했으나 역시「사파타」의 노련미에는 역부족이었고 최충일은「나바레테」전과 함께 세계도전자의 자격부족이라 할수있다.
20만교민이 사는 로스앤젤레스는 20일부터『한국의 날』행사가 시작, 최의 KO패는 교민들의 사기까지 떨어뜨렸다.
이번까지 한국프로복싱은 김태식·배석철·이승동등 세계타이틀도전에서 6연패하고 5차방어전을 한 김철호도 부상중이어서 도전과 관리에 문제점을 주고있다.
김태식의 무리한 재기전은 물론 장정구도 나이(19세) 와 경력 (18전) 에 비해 시기상조였다는 것이다. 또 TV중계를 하는 방송국의 무분별한 경쟁은 더욱 이같은 경우를 부채질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료만 10만달러(약7천5백만원)이상이 드는 세계타이틀매치의 한국유치는 앞으로 신중한 선택이 있어야하겠다는 얘기다.
현재 몇몇 프러모터나 매니저에 의해 독점되고있는 프로복싱을 의욕있고 능력있는 복싱인은 물론 비경기인에게 문호를 개방, 건전한 풍토가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세계챔피언인 김철호 (WBC슈퍼플라이급)는 지난15일 스파링도중 오른쪽 손등뼈가 골절, 기프스를 하고있는데 3주일이 지나야 완쾌될 전망이다.
따라서 오는 11월16일로 예정된 「라파엘·오로노」(베네쉘라)와의 6차방어전은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장정구전을 보러 전주에 온 김은 『오는 25일 가지려던 필리핀의 「플래시·학톤」과의 논타이틀전은 유산됐고 곧바로「오로노」와 타이틀전을 가져야될 것 같다』면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은 앞으로 김성남(10월10일·동경·WBA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도까시끼·가쓰오」) 과 김득구(11월13일·라스베이가스·WBA라이트급챔피언 「레이·맨시니」)등 두복서가 또 세계정상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들도 적지도전에다 상대가 강해 승산이 희박한것으로 내다보이며 더욱 암담한 상태다.
하루사이에 연이어 2개체급의 세계타이틀매치에서 패배한것은 지난75년3월14, 15일 김보치(WBA주니어라이트급챔피언「벤·빌라플로르」에게판정패) 와 홍수환 (WBA밴텀급 방어전서 멕시코의 「알폰소·사모라」에게 KO패)이래 두 번째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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