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자연식권장 문제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미국에서는 다이어트식을 하다 영양실조로 죽거나 죽어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전 일본에서는 자연식을 하던 여대생이 역시 영양실조로 죽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자연식이나 다이어트식 붐이 일고 있다. 자연식의 어디까지가 좋은 것인지 영양학자와 자연식애호가의 말을 들어본다.
지금 자연식은 아무런 학술적 뒷받침 없이 무책임하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걱정하는 영양학자가 많다. .
유태종박사 (고대·식품공학과)는 자연식이 구미인에겐 권장할 만 하지만 우리나라 식생활 패턴으로는 크게 권징할 것이 못된다고 말했다.
자연식애호가을은 흔히 발명왕「에디슨」이 1백% 책식주의자였다고 주장한다. 또 78년 미상원 특별조사위에서 10대식생활목표를 발표하는 가운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동물성식품을 경계하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영양의 밸런스를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유박사는 지적한다.
식품이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의 식생활은 특히 영양학의 과학적 뒷받침을 필요로한다. 자연식 역시 영양의 밸런스를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의 경우 육류 소비가 우리나라의 4배정도가 된다. 때문에 심장병·고혈압등 성인병의 문제를 안고있어 육류섭취를 줄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채식주의자라하여 1백% 채소와 곡식만을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들은 쇠고기나 양고기대신 우유와 계란·생선을 섞어 영양의 밸런스를 맞추어 준다.
육류의 경우 다른 식품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처럼 육류소비가 적은 나라에서는 구태여 자연식을 권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유박사의 의견이다. 자역식동호회 회장 기준성씨는 현대인은 영양과잉상태라고 지적한다.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우리나라에서도 고단백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으나 운동이나 노동등으로 칼로리를 연소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식은 권할만 하다는 것.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거나 치우친 것은 금물이라고 기씨 역시 영양의 밸런스를 강조한다.
『자연식에서는 주식을 중요시하고 있읍니다. 주식은 60%, 부식을 40% 비율로 잡고있어요.』 또 치아의 배열은 바로 조화있는 식품비율을 말해주고 있다고 기씨는 말한다. 치아의 8분의5를 차지하고 있는 어금니는 곡식을 같아 먹도록 한것이고 8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문치 (앞니)는 야채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자르도록 되어 있으며 8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송곳니는 육류를 먹도록 한것이라는 설명. 따라서 치아의 비율에 따라 곡류·소채류·육류의 비율을 경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특히 동양인은 대장이 길어 채식이 어울린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어느 한 식품에 대해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기씨는 말한다.
자연식에서 권장하는 현미뿐 아니라 꿀·로열젤리·율무등 건강식품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믿고 이를 과신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식품이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무엇을 먹을까를 결정하는것은 지혜에 속한다. 더우이 밸런스있는 식사를 하는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다시 강조되고 있다. <김애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