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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아시아] 중국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현대판 실크로드 중심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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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옛 실크로드의 일부가 부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내의 도시 카슈가르다.

카슈가르는 중국이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인도.아프가니스탄 등 5개국과 코를 맞대고 있는 지점이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파키스탄까지 가는 장거리 버스가 바로 이곳에서 출발한다.

카슈가르는 이런 지리적 이점을 살려 무역은 물론 전자제품과 일용품 등의 가공 기지로 거듭나는 중이다. 현대판 실크로드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해발 4934m의 쿤제라프 고개는 카슈가르에서 500km 떨어진 중국과 파키스탄의 국경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현지 르포를 통해 "이 산마루를 하루 10대 이상의 트럭이 넘어간다"고 전했다.

트럭에 실린 화물은 중국제 가전제품과 의류 등이 대부분이다. 고개 아래의 마을 타슈클간에는 중국제 가전제품만 전문적으로 수출하는 상인들이 대거 모여 있다. 주변국들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관세를 빼고도 10% 이익쯤은 거뜬히 챙길 수 있다.

자연 무역회사가 몰린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40개 정도의 무역회사가 성업 중이다. 이곳 장사가 상인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모든 거래 대금이 현금으로 결제된다는 점이다. 은행 업무가 아직 정착되지 못해 신용장 거래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조업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신발, 과자, 아이스크림, 컵 라면, 생리대 공장은 물론 TV 생산라인, 방적 공장, 제철소가 차례로 들어섰다.

이 지역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중국 정부가 지난해 과거 10년치의 총투자액과 맞먹는 45억 위안(약 5850억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현재 중국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아프가니스탄의 부활이다. 시멘트, 유리, 접시, 찻잔, 샌들 등 아프간에선 뭐든지 다 부족하기 때문에 '물건이면 다 팔리는' 상황이다. 또 전후 복구를 위한 수요도 엄청나다. 도로와 교량, 세관 건물, 주택 등을 짓기 위한 건자재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문제는 아직 중국-아프간 국경이 닫혀 있다는 점이다. 양국 정부 간 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제품은 멀리 바닷길을 돌아온다. 우선 중국 동부 연안 도시에서 선적된 상품이 배 편을 이용해 이란까지 운송된다. 여기서 아프간 상인들이 물건을 인수해 이란 국경을 넘어 아프간으로 들어간다.

아사히 신문이 카슈가르 대외무역경제합작국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카슈가르의 지난해 수출입 총액은 전년 대비 42%나 증가한 3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품은 일용 잡화와 가전제품, 과일, 야채가 대부분이었고 수입은 소가죽이나 한약재, 공예품 등이 주류였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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