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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숭배도 이쯤 되면‥‥『김일성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한땅 곳곳에 김일성화(사진)가 무성하게 피어나게 되었다.
평양방송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꽃은 난과에 속하는 다년생 열대식물로서 붉은 자주빛 꽃을 피운다는 것. 이번에 이 열대식물이 북한의 기후조건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게 연구·개량되어 그 보급을 서두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래 김일성화는 인도네시아산의 꽃이다. 65년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꽃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수카르노 대통령과 함께 보골 식물원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이 때마침 그곳 식물학자들에 의해서 인공배양된 신종의 이 꽃앞에서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올린 것이 인연이 된 것이다.
연2회 꽃을 피우고 한번 피면 개화기간이 2개월이나 되는 이 꽃은 이때부터 김일성화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꽃이 신종의 식물로서 확실하게 착근하여 김일성에게 보내지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즉 75년1월 이 꽃은 김일성에게 보내져서 그동안 평양시 중앙식물원에 보관되어온 것이다.
이때부터 이 꽃을 북한의 기후풍토에서 대대적으로 번식시키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식물학자들과 원예사들이 대거 동원되어 김일성화 연구단까지 조직했다. 장장 7년여의 연구끝에 이 꽃을 북한땅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마침내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종자나 삽목 또는 분주에 의한 느린 번식법이 아니라 세포공학적인 조직배양법으로 김일성화를 급속하게 번식시키고 있다. 단시일안에 북한전역에 이 꽃을 보급시키기 위해서다.
북한땅이 온통 김일성 개인숭배를 구가하는 김일성화원으로 바뀔 날도 멀지 않았다. <동서문제연구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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