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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黨 논의 '집안'서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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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이 앞으로 신당 관련 논의를 당내 공식기구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두시간여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나온 결론이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오는 9일 당무회의를 소집해 공식 신당추진기구를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당의 성격.추진방식 등에 대한 신주류 강경파와 신주류 중진.구주류의 생각은 여전히 달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지지그룹인 신주류 강경파에 대해선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한화갑 전 대표가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 신당을 둘러싼 갈등이 盧대통령과 DJ의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신주류 중진과 구주류의 타협=확대간부회의의 결론은 일단 신주류 중진과 구주류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정대철(鄭大哲) 대표.김원기(金元基)고문 등 신주류 중진으로선 신당 논의의 주도권을 잡아야 할 입장이다. 그동안 신당 이슈를 신주류 강경파가 선점했고, 신당론이 대세를 이룬 것도 강경파의 공이다.

하지만 그들의 '개혁신당론'이 구주류를 배제하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주류는 '통합신당론'으로 대응했다. 구주류의 이런 움직임은 鄭대표.金고문 등 신주류 중진그룹에게 주도권을 회복할 기회를 부여했다.

鄭대표 등은 '개혁신당론'은 당 분열을 의미한다는 이유로 신당문제를 당내에서 논의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고, 이날 회의에서 그런 입장을 관철했다.

'개혁신당론'을 차단해야 할 입장인 구주류로선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구주류가 "(신주류) 몇 사람이 서명을 받아 신당을 하자는 것은 당을 쪼개자는 것"이라며 당 공식기구를 통한 신당 논의를 주장한 것도 당내에서 겨루면 자신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혁신당.통합신당파 충돌 가능성=신당의 향배는 아직 점치긴 이르다. 개혁신당론과 통합신당론 등 신당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신당논의 과정에서 신주류 내부, 신.구주류 사이에선 격론과 충돌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류 강경파인 정동영(鄭東泳) 고문은 이날 회의 후 "신당 창당의 제1원칙에만 합의했을 뿐이며 의원.위원장의 모든 기득권 포기와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등 제2, 제3의 원칙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주류는 "진보당을 한다면 모를까 민주당을 해체해 신당을 만들 이유가 없다"(朴相千 최고위원)고 반박하고 있다.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신주류 강경파를 겨냥, "이번에 우리가 (당을 장악)할 테니 구주류는 좀 비켜달라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7일 盧대통령과 정대철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한다. 이 자리에서 盧대통령이 신당에 대한 속마음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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