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탄소 클러스터 1조2400억 투자 … 박 대통령 “전북, 탄소 히든챔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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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닻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 특성을 살려 전통산업과 미래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창조경제 구현의 거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주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전북 센터가 전통문화와 농·생명, 탄소산업 발전의 연결고리가 될 것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전북 지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센터 출범식 참석은 대구(삼성)-대전(SK)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전북 센터의 파트너인 효성은 이날 전라북도와 함께 1조2400억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높은 신소재다. 철을 대체할 수 있는 탄소섬유의 특성상 스포츠용품, 의료기기, 항공기 부품, 건설 자재로도 쓰일 수 있을 정도로 활용 범위가 넓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를 연간 2000t가량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1만4000t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효성 공장에서 생산되는 탄소섬유는 수천 년간 제조업의 기본 소재였던 철을 대체할 ‘미래산업의 쌀’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른 나라의 탄소소재 기술을 배우기 위해 낚싯대를 사서 분해했던 효성의 역량이 총결집된 창업보육센터에서 탄소 분야의 히든 챔피언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효성이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대안을 만들어 가며 신뢰받는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가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행사 직후 박 대통령은 조석래 효성 회장의 3남인 조현상(43) 부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센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탄소섬유로 만든 화병을 들어 보며 “종이보다 가볍다”고 감탄했다. 탄소섬유로 만든 기타로 즉석 연주를 해보기도 했다. 탄소섬유로 만든 핸드백을 선물받자 “가볍고 좋다. 들고 다니며 홍보해야겠다”며 웃었다.

 한편 효성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별개로 전주공장 부지에 1653㎡(약 500평) 규모의 창업보육센터를 지었다. 이곳엔 효성과 전라북도가 선정한 20개 강소기업이 입주한다. 이들 기업은 효성의 탄소섬유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응용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탄소섬유-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셈이다. 효성과 전라북도는 이를 위해 각각 50억원을 출연해 100억원에 달하는 탄소밸리 매칭 펀드도 마련했다. 효성은 “전라북도와 함께 탄소 관련 중소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고 탄소섬유 기술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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