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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개발경험을 탐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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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이 개발도상국간의 기술개발을 주도할 때가 왔다.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는 전대통령은 지난 25일 개도국간의「개발전선」형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하고 상호 기술인력과 자윈의 보완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의했다. 최근 우리나라가 저개발국가에서 신흥공업국가로 울라선 나라로 세계적 인정을 받게되자 많은 개도국들이 우리의 경험과 인력을원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기술협력도 지난 몇년간 조금씩 확대돼 왔다. 더욱 대통령의 아세안5개국 순방에 연이은 아프리카방문은 한국이 개도국 기술개발의 일익을 담당할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개도국과의 관계증진에 기간을 이룰 기술협력의 현황과 전망을 알아본다.

<기술협력 현황>
우리나라가 첫 대의기술 공여를 시작한 것은 지난 63년AID(미 국제개발처)자금으로 8명의 개도국 훈련생을 초청한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도 일방적인 수원국의 입장에서 탈피, 주고받는 기술협력이 시작됐다.
65년에는 우리자금으로 필리핀·우간다·네팔등의 훈련생을 초청했으며, 65년에는 국내도시계획전문가를 이디오피아에 파견하는 첫 해외전문가 파견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정부는 81년까지 84개국가 2전9백84명을 국내외자금으로 훈련시켰으며, 기술지도를위한 전문가 파견은 67∼81년사이에 35개국을 대상으로 9O명을 파견했다.
금년에도 정부는 73개국 4백2명의 훈련생을 초청키로 했으며 16개국에 90명의 전문가를 보내도록 되어있다.
아프리카지역에서는 올들어 17개국 28명의 훈련생을 초청키로 했다. 86년까지 해외초청훈련생은 1천여명에 달할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이 대의 기술협력이 크게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대외정책과 개도국의 수요, 국제정세등이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
지난 74년 유엔총회는「신국제경제질서선언」을 채택하면서 『개발도상국가의 필요와 여건에 알맞는 기술이전을 위한 국제적 행동강령을 제정토록 노력해야 한다』는 결의를 했다. 이에따라 초년 빈에서「유엔과학기술개발회의」가 개최돼 개도국간의 기술협력(TCDC)을 적극 주장, 상호 경험의 교환, 기술도입조건의 개선, 기술의 공동구입등이 거론됐다.
또 개도국은 미국·서구등의 개발모델보다는 환경과 발전단계가 비슷한 우리의 개발경험과 기술을 바라고 있다. 즉 적응성없는 고도의 기술보다는 자신에 맞는 기술을 습득하길 바라는 것이다. 더욱 늘어나는 우리의 해외진출은 기술지원이 불가피하다. 해외건설·상품및 플랜트 수출·자원개발·원양어업등은 모두 기술협력을 수반해야 한다.
과기처 윤영훈기술협력국장은『기술협력은 경제및 외교활동의 전초수단이므로 급증하는 해외기술수요에 대응하는 장·단기 기술공여방안이 수립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기술협력과제>
아프리카지역은 산업기술보다는 농업기술·자원개발등의 기술을 더욱 필요로 한다. 이번 대통령순방에서도 농업부문의 기술협력이 상당히 강조되었다.
나이지리아와는 우리의 영농기술·농기계분야기술등이 협의됐으며, 케냐와는 농업분야 전문가 파견이 합의됐다. 가봉과는 천연자원의 공동개발을 위한 기술이전방안이 논의됐다.
아프리카는 또 국토개발을 위한 기초기술조사가 필요한 지역이다. 지질조사·수자윈개발·농지개발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우리가 보유한것중 아프리카제국과의 합작협력에 특히 적합한 것은 자동차공업과 농촌개발기술이다. 자동차공업은 우리의 실정에 맞게 규모와 방법면에서 토착화시킨 대표적 산업이다. 고도의 기술과 대량생산량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자동차공업이 국내에서 성공한 경험은 관심을 갖는 아프리카국가에는 아주 유용한 것이다.
우리가 독일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개도국을 위한 농촌기술개발도 아프리카국가에 적용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에 관련된 기술은▲벼건조저장기술▲과일·야채저장기술▲개량변소▲인분·가축분의 속성퇴비화▲볏짚과 계분의 발효기술 등이다.
또 아프리카는 많은 나라가 기술개발을 전달하는 기관이 없으므로 연구기관 절립지원요청이 기대된다.
한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세안 5개국은 우리와 활발한 공동연구를 수행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공동연구로는▲모래와 점토를 이용한 건축자재개발(2백90만달러)▲사우디아라비아산 대추야자잎과 계분을 이용한가축사료개밭(2백90만달러)▲광섬유통신시스템및 광섬유제조기술연구등이 진햅중에 있다.
80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공대생을 초청, 매년 기술훈련을 제공하고있는데 금년까지 1백48명의사우디아라비아 공대생이 기술훈련을 받았다.
아세안국가와는 태국과의 카사바를 이용한 동물사료개발, 인도네시아와의 저품위 니켈제련, 말레이지와의 팜오일의 식용유이용연구가 추진중에 있다. 말레이지아는 특히 아시아에 주력하는 동방정책을 표명하고 내년에 60명의 기술훈련생을 파견할 것을 제의해와 정부는 이미 2명의 한국어훈련교수를 파견했다.
이같은 해외공동연구는 요학기술원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과기원은 최근 과학기술윈의 국제화방안을 수립하고▲공동연구▲해외인력양성등을 통해 해외활동을 강화키로했다. 주요 협력사업으로는 83년에 개최예정인「레이저스클」「과학정책워크숍」이 있다.
레이저스쿨은 새로운 형식의 국제협력방식으로 미·서독등의 고급레이저전문가와 국내전문가, 개도국의 관련학생이 참가해 1∼2개월간 기술교류과정을 마련한것이다.
과기원의 해외사업담당 김춘수박사는『레이저스쿨은 우리가 기술이전의 교량역할을 하는 좋은예』라고 표현하고『아프리카·남미등 개도국의 인력양성등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한국은 최첨단기술을 개발 또는 도임, 소화하는 한편 개도국의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나라로 개발전선의 최전선에서 활약할 시점에 왔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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