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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차보고서의 경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82년도 연차보고서는 선진국의 실질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나 83년부터는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의 세계 경제동향을 당초부터 비관적으로 보아온 IMF는 오는 9월 4일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열릴 IMF와 IBRD 합동연례회의에 제출할 연차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침체가 예상보다도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83년부터는 선진국·개도국의 성장력이 회복되고 세계무역도 올해의 0·5% 상승에서 내년에는 5%가 증가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연차보고서에 수록된 세계경제동향의 개황을 보면 ①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그 압력이 상존하고 있고 ③선진국의 성장률이 3년 연속 둔화하고 있으며, ③세계무역 신장도 둔화하여 많은 나라에서 경상수지가 악화, 대외채무가 누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비산유 개도국의 경제동향에서는 81년의 실질성장률은 2·5%로 80년의 4·8%보다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중공,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경제 조정책 등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MF는 국내수요의 저조, 높은 실업률을 안고 있는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1차 산품 가격하락으로 현저히 줄어든 개도국의 구매력이 세계무역 확대를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MF는 세계 각 국이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할 정책상의 유의점을 강조,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현상 타개책으로 재정·금융 확대정책을 쓴다면 일시적이고 한정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한층 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그것이다.
이어 인플레이션과 실업 등의 해결에 있어 수요관리 정책만으로는 미흡하다고 충고했다.
그에는 임금 및 상품가격의 결정방식, 정부지출, 세제 등의 경제 각 부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직성과 구조적인 불균형을 제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 아래 과도한 정부규제, 중퇴산업의 과보호를 시정하는 폭 넓은 정책이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의 이 같은 제안은 경제정책이 유연성을 갖고 민간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경제의 강점인 시장경제 원리에 될수록 충실하면서 종전에 일반적으로 선택되었던 총수요 관리방식에 수정을 가하라는 것이다.
재정·금융정책은 신중히 운영하고 시장의 가격 결정기구를 활용하여 경제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라는 의견은 경청 할만하다.
우리도 경제정책의 보완을 시도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정책수단의 경직성이 아직도 남아있다면 이를 과감히 수술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IMF 보고서가 세계경제를 예측하는 시각은 역시 전통적인 보수성을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의 기조가 계속해서 비관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세계경제의 침체가 앞으로도 계속 된다고 하지는 않았다. IMF의 예상대로 내년에 상당한 회복이 실현될 것이라면 그에 따른 경제활동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도 단기간의 경기동향이나 수출입 증감에 지나친 반응을 할 것이 아니라 좀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책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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