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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라, 남자 틈새로 4000만원 스트라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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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준결승서 맥클랜드(오른쪽), 결승서 최태승(왼쪽)을 꺾고 우승한 송시라. [사진 대한프로볼링협회]

여자 볼링대표팀의 송시라(23·대전광역시청)가 남자 선수와 두차례 성(姓)대결을 모두 이기고 메이저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송시라는 22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볼링장에서 열린 2014 월드볼링투어 이츠대전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최태승(23·부산광역시청)을 231-205(핸디캡 적용)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4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프로·아마추어를 망라해 치러진 국내 유일의 공인 메이저 볼링대회에서 우승한 송시라는 상금 4000만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남·녀 구분 없이 오픈 대회로 치러졌다. 남녀가 대결을 펼치면 여자 선수에게 핸디캡 점수(8점)를 준다. 그러나 송시라는 핸디캡을 빼고도 남자 선수보다 잘 쳤다. 본선 16게임 합계 3493점(평균 218.31점)을 올려 2위로 결선에 오른 송시라는 남자 선수들과 두 차례 TV파이널 토너먼트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송시라가 2-3위 결정전에서 만난 상대는 캐나다 남자 국가대표 출신 프로 6년차 댄 맥클랜드(29)였다. 맥클랜드는 2011년 캐나다 국내선수권 정상에 오른 실력파 선수다. 그러나 송시라는 핸디캡 점수를 빼고도 205-195로 맥클랜드를 물리쳤다. 지난 2011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 3게임 연속 퍼펙트 게임을 작성한 최태승도 송시라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송시라는 결승에서 스트라이크를 8차례나 기록하며 연달아 실수를 낸 최태승의 기를 꺾었다.

 13살 때부터 볼링을 한 송시라는 지난 1월 국가대표 상비군에 처음 뽑힌 신예 볼러다. 1m74cm의 큰 키에서 우러나오는 힘과 정교함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전광역시청에 입단해 지난 4월 대통령기 대회 3인조에서 성인 무대 첫 정상에 오른 송시라는 프로 선수들까지 참가한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송시라는 “이전 3차례 대회에도 모두 출전했지만 한번도 본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정도로 성적이 잘 나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시라는 “ 상대가 남자 선수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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