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올릴라 회장 내년 중반 조기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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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54.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중반 사임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올릴라 회장의 임기는 내년 가을이면 끝난다.

올릴라의 후임엔 올리-페카 칼라스부오(52) 휴대폰 사업부문 총책임자가 지명됐다. 노키아에서 25년간 근무하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칼라스부오는 내년 6월1일부터 올릴라의 뒤를 이어 CEO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생산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페카 알라-피에틸라 사장도 내년 2월 퇴진한다. 이로서 '요르마 패거리'로 알려졌던 올릴라 회장의 측근 4명 가운데 칼라스부오를 빼고는 모두 퇴진하게 됐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는 노키아 그룹에서 전략적인 식견이 가장 빼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알라-피에틸라 사장의 퇴진이 회사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5년 시티그룹을 떠나 노키아에 합류한 뒤 1992년 CEO직에 오른 올릴라 회장은 그때까지 무명이던 노키아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휴대폰 회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키아는 1998년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1992년 1억8300만 달러였던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576억달러로 늘어났다.

노키아는 지난해부터 삼성.LG 등의 거센 도전에 시장 점유율이 33%까지 추락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릴라 회장의 퇴진은 칼라스부오와 신세대 경영진에게 노키아의 미래를 맞겨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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