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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회갑잔치에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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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영화제’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여균동 감독의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이 영화는 분단의 유령이 여전히 어슬렁거리는 우리 삶을 돌아보고 그 벽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 ‘자동차 변천사’전시에 나오는‘새나라 자동차’. 1962년에 생산된 이 차를 직접 타볼 수 있다.

서울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국회가 개원 30년 만에 처음 국민에게 대문을 활짝 열었다. 국회의사당 안팎이 광복 60년 기념전 '시련과 전진'의 전시장으로 바뀐다. 8.15해방 육십 돌을 맞는 올해, 그 감동을 국민과 함께 나누는 자리다. 해방 전야인 14일부터 28일까지 보름 동안 국회는 고단했던 과거를 딛고 빛날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잔치마당이다.

"아이도 뛰면서 만세/어른도 뛰면서 만세/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까지/만세 만세"를 불렀던 1945년 8월15일. '시련과 전진'전은 그날로부터 걸어온 대한민국 해방 60년 역사를 '민주화와 산업화'의 두 축으로 돌아본다. 때로 맞서 싸웠던 민주와 산업의 갈등을 이제는 화합과 결실의 든든한 바탕으로 되새김할 필요가 있다는 성찰이 이번 전시의 주제다. 특히 젊은 층이 공식적인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것, 핏줄과 생활과 기억으로 이어지는 삶의 지혜를 전시장 곳곳에 깔아놓았다.

'시련과 전진'은 크게 전시회.영화제.학술토론회로 이뤄진다. 국회 잔디마당과 본관 테라스에서 펼쳐지는 전시회는 사진.글.문서를 기본으로 한 위에 회화와 설치를 더해 역사 체험을 생생하게 만든다. 김구.이승만.박정희.전태일.윤이상 등 한국 현대사에 남은 인물 60명의 업적을 보여주는 '큰 사람, 큰 인물'전, 62년 새나라자동차와 삼륜자동차 등 한국차 개발의 초창기를 증언하는 '자동차 변천사', 영상과 음향으로 내용을 살필 수 있는 '교과서로 보는 60년'이 관람객을 역사 속으로 데려간다. 8.15 광복, 6.25전쟁, 4.19혁명, 10.27 유신, 5.18 광주항쟁, 6.10 시민항쟁, 6.15 남북정상회담의 일곱 기억해야 할 '그날'이 60년의 뼈대를 세운다. 신학철.최정화.강용면씨 등 초대 작가는 미술과 역사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인다.

국회도서관에서 열릴 영화제는'해방 뉴스'부터 '바보들의 행진'까지 한 시대를 충실하게 반영한 영화 23편을 상영한다. 여전히 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분단의 벽을 넘자는 메시지를 담은 여균동 감독의 2005년 작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의 첫 공식 시사회가 15일 오후 7시30분 열린다. 23일 대회의실에서는 '해방 60주년의 시점에서 본 한반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가 이어진다.

서해성 전시감독은 "세대와 이념을 뛰어넘어 온 국민이 손을 잡고 찾아와 대한민국의 회갑맞이와 재탄생을 기뻐하는 축제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찬.강만길)가 주최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중앙일보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모두 무료다. 02-756-7506(www.korea815ex.com).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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