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타락이 가장 큰 문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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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회의 타락은 사회부조리 보다도 더 큰 문제다.』
교회와 목사·신도들의 신앙현실을 크게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난 한국 기독교계 신학대학생들의 의식조사 내용이다.
월간『신앙세계』가 최근 한신대·장신대·감리대·총신대 재학생 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결과는『교회들은 타락해서 비틀거리고, 가진자의 안식처로 변하고있다』는 것이다. 또 『목회자는 너무 성공위주이며, 교인은 늘지만 참다운 크리스천은 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신학생들의 고민은 교회타락(30%) 사회부조리 (24%) 신앙갈등(19%) 장래문제(10%)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원문제는「개인과 사회 동시구원」이 50%,「선개인 후사회」가 44%,후개인만의 구원이 4·5%로 나타났다.
평신도들의 성직자 존경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등답이 많아 성직자 부신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성직자의 금욕생활은 절대다수(48%)가 절대금욕을 주장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신축성을 가져야한다는 입장은 23%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당면문제는 ▲목회자 자질향상▲교파분열▲물질주의순이었고 교파분열은 전적으로 인간책임(79%) 이라는 것.
실문조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 중의 하나는『한국교회의 미래가 민중으로부터 소외될것』(37%)이라는 비관이다. 교회가 대중을 찾아가거나(28%)대중이 교회를 찾아오리라(29%)는 낙관은 미약했다.
어쨌든 신학대학생들이 보는 오늘의 한국 교회상은 최근 기독교 한국전래1백주년을 앞둔 교계자체의 뜨거운 비판들에서 표출된 부패문제, 기업적 팽창주의등에 대한 경계와 일치하기도 했다.
신학대학생들은『오늘의 한국교회는 대부분 목사에따라 움직여지고 있으며 목사의 잘못된 인격에의해 교회가 비틀 거리고 있다』는 지적과『큰 교회 목회자 일수록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세교가 너무 현세구복이어서 예수를 마치 공상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비관도 나왔다.
또 『모두가 하느님의 뜻을 외치고 있지만 누가 진정 이 시대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고 있는가. 자신의 인간의지를 하느님의 뜻 이라고 오도하고있는것이 아닌가』라고 반문, 한국기독교 일각의 현실을 힐난했다.
이같은 비판내용들은 설문지에 특별메모 형식으로 개진된 신학대학생들의 한국교회 현실 인식이다.
학생들의 결론은 『교회는 이제 자신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사람을 교류하는 대화의 공동로를 회복해야 한다』는 촉구였다.
많은 한국교회는 대일의 주역이월 신학대생들의 비판을 겸허히 경청, 학폐의 구각을 재는 탈바꿈을 거둘려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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