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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팩토리, "대리점 이윤은 소비자 고통" 유통 거품 빼 소비자 혜택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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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용 대표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소통하기 위해 매일 매장을 방문한다. 사진은 상봉점을 방문한 전 대표. [사진 오렌지팩토리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고 정직하며 거품 없는 옷 값을 제시해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고객들이 부담 없이 만나고 체험하고 사랑하고 즐기게 하는 것이야말로 패션의 진정한 역할이다.” 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의 철학이자 오렌지팩토리 성공신화의 출발점이다.

오렌지팩토리는 세계의 유명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가 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임가공업체(OEM업체)를 통해 제작한다. 그럼에도 품질이 뛰어난 옷을 더 싼 가격으로 고객에게 공급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신상품을 10개월 앞서 기획하는 데 있다. 한발 앞서 기획한 후 자재의 원가가 낮을 때 미리 구매함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공장의 라인이 비어 있을 때 생산함으로써 또 비용을 절감한다. 이렇게 해서 소재 구매와 제조과정에서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오렌지팩토리의 이런 노력은 그대로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가격 인하 노력은 이뿐이 아니다. 오렌지팩토리는 판매점을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대리점에 치중하는 것과는 다른 정책이다. 대리점으로 운영하면 20~30%의 이윤만 제공하면 다른 비용이나 수고를 덜 수 있다. 인건비 등 비용만을 생각한다면 모든 판매점을 100% 직영점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대리점에 줘야 하는 이윤이 소비자에게는 고통이 된다”는 것이 전상용 대표의 생각이다. 대리점 대신에 직영점을 운영함으로써 오렌지팩토리는 또 한 번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오렌지팩토리의 이같은 가격 인하 노력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열풍의 결과 옷 값이 어느 정도 낮아졌지만, 한발 더 나아가 원가까지 낮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팩토리는 “자재·제조·유통·판매에 이르는 시스템의 총체적인 혁신을 통해 원가를 낮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유지되는 옷 값에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이것이 최근 유행하는 SPA와 오렌지팩토리의 다른 점이다”고 설명한다. 오렌지팩토리는 또 국내 유명 브랜드 인수와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제조 코스트를 낮추고 유통의 거품을 빼 소비자가격을 더 낮추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소비 심리 위축과 그에 따른 아웃렛시장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주며 성장해 왔다. 2002년 이후 국내 경기의 하락과 고용 불안정,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과거의 브랜드 중심의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설 타운과 도시 외곽지역의 아웃렛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같은 구매패턴 변화로 아웃렛시장이 형성됐다.

오렌지팩토리는 이에 대형 직영매장을 통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인수와 라이센스 계약, 자체 브랜드 직접생산, 유통단계 압축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가능한 신개념의 유통 채널을 론칭했다.

오렌지팩토리는 현재 1만~4만5000㎡ 쇼핑몰 22개 점, 도심형 990~1650㎡ 로드숍형 45개 점 등 총 70개 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94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매출 목표는 2200억원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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