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60년|「우나·포터」여성|호대회때 세계Y회장…61년 우리나라도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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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7년 호주대회와 75년 캐나다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필자는 많은것을 배웠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다.
그 많은 사람가운데 한사람인 「우나·포터」여사는 지금까지도 내 인상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사람이다. 「포터」여사는 59년 멕시코 대회에서 호주대회까지의 세계Y회장으로 61년 우리나라를 방문한적도 있다. 특히 호주대회 참석당시의 총무 박영숙씨는 그후 호주에서 공부를 했고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포터」 여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박영숙씨는 「포터」여사에 대해 『어머니 같은 분』이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그분은 호주에서 「날개없는 천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지요. 나는 그분의 은혜룰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결혼할때는 손수 꽃다발을 만들어서 비행기로 보내주었습니다. 이처럼 주위사람에게 세심한 배려룰 하지요』
「포터」여사는 호주태생으로 자선병원의 의사였다. 호주Y의 활동은 물론 세계 Y 실행위윈을 거쳐 세계Y 1백주년 기념때 다음 대회인 apr시코대회의 회장으로 피선되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사업에 뜻을 두어 YWCA일을 평생토록 해왔다.
그에 대한 첫인상은 소박한 가정주부라는 것이었다. 직업을 가진 사람, Y같은 큰 기관의 회장이라는티는 전혀 없는 정숙한 아내, 인자한 어머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 즐줄아는, 그리고 겸손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인물이었다.
회의진행도 위엄보다 부드러움으로 이끌어 갔다. 회윈 한사람 한사람을 한개인 개인으로 대해주는태도, 그것은 사랑과 겸손으로 상대방을 대접할줄아는 그런 아량과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리라.
그는 스스로 말을 많이 하지않는다. 그러나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골고루 기회룰 주어 이룰 결정했다.
나는 그를 네번 만날 기화를 가졌다. 그러면서 한번도 그의 태도가 변한것을 보지 못했다. 사교를 위한 친절이 아닌 그 진정한 친절함은 선생님과도 같으면서 어머니 같기도 해서 그의 앞에서는 말 소리도, 말투도 자연 조심스립게 되는것을 느낀다. 그의 별명대로 천사같이 선한 그 표정은 그의 신앙생활의 확고함과 그의지식, 그의 가정생활의 원만함에서 오는 절대적인 자신감 같은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특히 지성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자신을 가진 사람은 항상 그 얼마 안되는 지식, 그 얼마 안되는 경험을 너무나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같은 교만은 자신이 모자라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얼마전 어느 독자로부더 이런 편지룰 받은 일이 있다. 「새시대의 신여성, 새지식을 받아들인 여성상에 대한 선생의 의견은 어떠한지요?」 확실히 이 독자도 좀 배웠다고 자유분방하거나 교만하여 누구든 다 눈아래로 보는 그런 여성들이 보기 싫어 한 물음이었다고 본다. 그 독자에게도 「우나·포터」 여사 같은 이가 지성인을 대표하는 자신감에 넘친 여성이라고 대답해주고싶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포터」 여사는 자선병원에서 은퇴하면서 그가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상당히 많은 재산전부를 YWCA와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기부했다고 한다.
그는 신앙인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우리 주위에도 조용히 사회를 향해, 사회를 위해 마음과 정성을 쏟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 물론 앞에 나서서 불의와 싸우고 부정을 시정하는데 정력을 아끼지 않는 활동적인 사람이 필요하고 그들의 활동 없이 어떤 불의나 부정이 시정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조용한 가운데 사람과 부드러움으로, 또한 인내하는 가운데 일하는 사람들의 힘도 약한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싶다. 「우나·포터」여사는 그런류의 여성지도자의 표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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