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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국가의 교과서들「일본의 침략」으로 기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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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신 성 순 특파원】
일본정부가 일본 군국주의의 한국 및 중국대륙침략을「진출」이라고 주장하마있는 반면 세계각국의 교과서들은「일본의 침략」을 분명히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히(조일)·동경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29일자 조간에서 이번 일부 역사 교과서검정 파동의 당사자인 한국·중공·자유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영국·서독 등 세계주요국가의 교과서들이 일본의 침략과 잔학행위 등을 사질그대로 묘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신문들이 인용하고 있는 각국교과서의 해당부분을 간추려 소개한다.
▲미국=일본이 중국을 침략하고 만주를 유린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느 교과서나 1930년대 대공황 속에 독일의 나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가 대두해 다른 나라를 침략했다고 설명하고 중일전쟁을「파시스트의 도전」,「중국정복」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국=어느 교과서나 태평양전쟁에서의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을 강조하고 일본군의 잔학성을 역사의 문제점으로 지적.
▲소련=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을 일본의 계속적인 아시아 침략전쟁으로 묘사. 제1차 세계대전 후 제국주의 열강의·모순이 깊어진 가운데 최초로 무력에 호소한 것이 일본이라고 지적.
▲필리핀=중국에서의 일본의 행동을「정복」「침략」「진출계획」등의 용어로 서술.
필리핀에 대한 행동은 점령이라고 표현.
▲싱가포르=이름마저 소남도라고 바뀌었던 42, 45년의 일본점령시기를『고난의 소남시대』『악몽의 3년 반』등으로 묘사.
또 중3 교과서에는『헌병대가 주민 4만명을 학살, 말레이시아 반도를 합쳐 10만명 이상이 피살되었다』고 설명. 국민학교 5학년 교과서는『일본군이 트럭으로 수만 명을 교외나 해안으로 끌고 가 죽였다.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라고 생생한 묘사를 하고있다.
▲호주=제2차 대전 중의 일본의 행동을 모두「침략」「침입」이라고 표현,「진출」에 해당하는 말은 보이지 않는다.
▲중공=고등중학(고교에 해당)용의「세계역사」는『31년 9월 18일 일목은 이전부터 계획했던「침화전쟁」을 일으켜 중국 동북부전역을 점령하고 세계대전의 아시아 진원지를 만들었다』,『37년 7월 7일 일본 침략군은 돌연 노구교를 습격하고 이어 전면적인 중국침략전쟁을 시작했다』고 기술하고있다.
초등중학(중학교 해당)에서 쓰고 있는 역사교과서는 더욱 생생한 표현으로『일본침략군은 가는 곳마다 방화·살인·약탈·잔학의 극치를 보였다… 일본군은 남경을 점령한 후 미친 듯 대학살을 전개했다…주민은 사격훈련의 대상이 됐고 칼로 자르고, 석유로 태워 죽이고, 생매장하고, 심장이 도려진 사람도 있다』고 씌어 있다.
▲인도네시아=일본군은 중벌을 위협하면서 천연자원이나 생산물, 교통기관 등을 징발했으며 수십만 명의 사람이 기지나 도로건설에 동원, 자바에서 외국령으로 끌려나갔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제노동이나 기아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채 죽었다는 사실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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