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 의협회장의 양심고백? "신해철 사망, 의사들이 진실 말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가수 신해철씨 사망사고를 두고 의사들이 진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환규 전 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이 의사를 믿을 수 있도록, 의료의 전문가로 인정하도록 의사들이 진실의 목소리를 낼 때”라며 고 신해철씨 사망사고를 언급했다.

우선 노 전 회장은 지인의 경험을 토대로 신해철씨가 생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위밴드수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지인의 사모님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신해철씨가 맨 처음 위밴드수술을 받았던 병원인 S내과외과의원에서 위밴드수술을 받았다”며 “수술 후 배에 염증이 생겨 곧 복막염으로 진행됐고 수일이 지나 제가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이미 패혈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노 전 회장은 조속히 환자를 대학병원으로 옮기라고 권고했지만 주치의는 ‘여기서 해결할 수 있다’며 환자의 남편을 설득했고, 그렇게 주저하는 사이 환자의 상태가 더욱 악화돼 결국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는 것이 당시의 상황이다.

노 전 회장은 “환자는 일주일 가량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다가 천만다행으로 회복됐다”며 “최근 저와의 통화에서 지인은 사모님과 같은 사고를 겪은 피해자들이 본인이 알고 있는 분들만 해도 여럿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신해철씨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수술 전후의 흉부엑스선 사진이 주요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수술 후 엑스선 사진을 보면 결정적으로 pneumopericardium(심낭내 공기)이 뚜렷하게 보인다. 심낭천공을 의심할 수 있는 사진”이라며 “의료진이 이 사진을 놓쳤다 해도 문제이고, 보고도 퇴원을 시켰다면 더욱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수술을 하거나 식도와 가까운 위 상부의 성형술 즉 fundoplication을 하는 경우에는 천공이 없어도 식도가 횡격막을 통과하는 부위를 통해 심장 주위로 공기가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신해철씨는 그런 수술을 받지 않았다. 더욱이 장유착을 박리하는 수술이었으며 3번째 복부수술을 복강경으로 진행했다. 수술 후 심장 주위에 공기가 보였다면 즉각 천공을 의심하고 추가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언론에 공개된 고 신해철씨의 수술 전후 흉부엑스선 사진

노 전 회장은 “그 동안 신해철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논란이 일었을 때, 대다수 의사들은 경과만을 듣고서도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으며 그것은 부검결과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피해의식과 동병상련의 동료의식이 버무려져, 또는 동료의 등에 칼을 꽂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의사들이 진실을 말하기를 주저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의사라고 고 신해철씨 주치의를 감쌀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노 전 회장은 “신해철씨는 수술의 과정과 특히 수술 후 관리 및 처치에 있어 부적절했다는 의료과오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일 것이며 의사협회는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의 전문가인 의사들이 스스로의 의무를 방기하고 환자의 권리를 지키려하지 않는다면, 비전문가인 외부인들로부터 또 다른 강제적 조치를 강요받게 될 것이고 그 강제적 조치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불행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기기사]

·"유학 원하는 아이, 적성 따져 맞춤형으로 보내죠" [2014/11/18] 
·계속되는 '양방 vs 한방' 갈등, 이번엔 불법 한의원 논란? [2014/11/18] 
·한국인 맞춤 류마티스 위험 유전자 예측기준 개발 [2014/11/18] 
·뇌졸중 재활치료, 입원 후 72시간 내에 시행해야 [2014/11/18] 
·원격의료 예산, 9억원에서 3억원으로 ‘싹둑’ [2014/11/18]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