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 콧대 꺾으려 … NYT에 한의학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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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60대 한의사가 미국 뉴욕타임스 국내판에 한의학을 알리는 전면 광고를 내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같은 지면에 게재되는 광고는 다음 달 8일까지 총 10회까지 이어진다. 광고를 낸 사람은 한의학계의 ‘돈키호테’로 통하는 편강한의원 서효석(68·사진) 대표원장이다. 서 원장은 “서양의학의 콧대를 꺾으려면 서구인이 존중하는 뉴욕타임스를 이용해야 할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광고는 마치 건강 관련 기사처럼 보였다. 헤드라인은 서 원장 저서의 영문명인 『Free from chemical medicine(화학 약품으로부터의 탈출)』. 서 원장은 “뉴욕타임스는 광고라 하더라도 내용을 검증한다”며 “난치병으로 알려진 아토피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도 ‘지금은 완치가 된다는 사실을 알라’(Learn the complete cure now)는 광고 내용을 인정해줬다”고 덧붙였다.

 서 원장이 뉴욕타임스 광고를 하게 된 계기는 지난 7월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18개국 주한 대사들 앞에서 강연한 뒤였다. 그는 “스테로이드 등 화학물질에 의존하는 치료는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그러자 의사인 슬로바키아 대사 부인이 “유럽인들도 스테로이드와 소염제에 지쳐 있다”며 서 원장을 유럽에 초청하겠다고 했다. 서 원장은 ‘한의학적인 사고가 서양에서도 통할 수 있겠구나’라고 직감하고, 바로 뉴욕타임스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국내 광고계에서도 큰손이다. 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에 만화 광고도 하고 있다. 연간 50억∼60억원의 광고비를 쓴다. 경희대 한의대 출신인 서 원장은 ‘공포의 서팔짱’이란 별명을 가진 한의계 최고의 바둑 고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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