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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만한 도청기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산업스파이전이 치열해 질수록 재미를 톡톡히보는 업종이 있다. 소위「도청및 도청방지기구사업」이 그것으로 규모 크지않지만 성장산업으로도 각광을 받고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도청기쪽의 사업이 번창했지만 금년에는 도청방지기구의 판매가 늘고있다. 산업스파이에서의 도청기의 역할은 대단한 것이다. 크기가 성냥 알맹이만한 도청기에는 고성능 마이크로폰과 송신기가들어있다. 기업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라이벌 회사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고 애쓴다. 대상장소는사장실·회의실·연구실등으로 외부인이직접 들어가 설치할수 없을때는 제3자를 통한 선물의 행식으로 설치한다.
설치하는 위치도 다양해 책상위· 필통· 책꽂이· 벽걸이· 그림·옷걸이·담배함등 라이벌회사의 중요멤버들이 얘기할만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설치한다.
여러사람이 떠들어 소음이 있는 장소의 도청에는 스테레오송신기가 등장, 상대방의 대화내용을 분리해낸다.
확인된것은 아니나 전문가들은 최근 5년간 약 5만∼10개의 도청기가 산업스파이롤위해 장치된 것으로 믿고 있다. 전직 CIA의 통신연구윈인「뎨이비드·워티」 같은이는 산업체에서 도청을 위해 쓰는 비용이 1년에 수억달러에 달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청강치의 생산·판매·취득이 불법으로 되어있지만 이런 장치를 손에 넣기란 간단하다.
레디오 샤크두가 35달러로 판매하는 소형 라이터형도의 무선송신장치는 도청장치가 아니라 무선장치로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또 고등학생의 실험용 무선장치는 12달러로 조립이가능하다.
서독에서도 도청장치의 소유는 불법이나 수출을 조건으로 1년에 l만2천∼1만4전개의도청장치가 생산되어 l개에 3백달러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실내설치의 위험이 없는 레이저 도청장치까지 연구되고있는 실정이다. 건너편 빌딩에서 상대방회사의 회의실이나 사장실에 대고 레이저를 발사하면 레이저가 실내대화에의한 유리의 흔들림을 싣고 돌아와 대화내용을 분석해 내는것이다.
도청장치가 성행하는데 따라 도청장치를 찾아내는 반도청장치의 수요도 늘무있다. 설립된지 5년밖에 안되는 CCS사는 작년에 3천만달러어치의 도청방지장치를 팔았는데 고객중에는 정부레벨에서도 50개 국가가 둘어있다.
마이크로랩사가 개발한 l만8천달러짜리 고감도 감지장치도 있긴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도청장치를 찾아내는 확률이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도청장치를 찾는 전문가를 부를 경우 최하 l백회에 한번골로 찾아내면서도 그비용은 8백∼2만달러나 된다.
그밖에 숨겨놓은 테이프레코더를 찾아주는 회사도 있으며, 킨사같이 30만달러룰 받고 회의실이니 중역실을 도청불가능으로 바꿔주기도한다. 킨사의 시설은 항상 전기적인 잡음을 일으켜 도청장치로 내용을 구분할수 없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전문가들은 『도청을 막는다든가, 도청장치를 찾아낸다든가 하는 문제는 사실상어렵다』 고 말하고 『판매되는 반도청장치의 75%는 별 쓸모가없는 것들이다』 라고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비록 도청방지장치가 나오더라도 그것을 비껴가는 새로운 장치를 얼마쯤이라도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반도체의 발달은 그 기술내용을 지키려는 방패를 뚫는 창을 만들어 냈으며, 이런 방패와 창의 경쟁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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