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재편·훈련할 생각 않고「해외나들이」만 노리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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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대한농구협회가 눈앞의 이익에 얽매어 이같이 소부대실의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어 뜻있는 농구인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농구붐조성과 오는 11월아시안게임에 대비한 기량향상을 위해 마련된 82서울국제초청남자농구대회에서 관중동원 실패와 성적부진으로 홍역을 치른 농구협회는 대회가 끝난지 엿새만에 남자대표단을 82아시아초청선수권대회(25일∼8월10일·필리핀) 에 파견키위해 23일 장도에 오를 예정이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에는 3개의 필리핀프로팀과 한국·자유중국 등 5개팀이 출전, 마닐라 및 지방도시를 순회하며 무더위 속에 보름동안 더블리그를 벌이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한국팀은 지난 4월부터 쿠웨이트 등 중동원정에 이어 6월의 자유중국 존즈컵대회, 그리고 서울 국제초청대회 등 잇달아 벌어진 국제대회로 선수들은 피로와 권태감 속에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아래 왕복여비 및 체재비가 무료라는데 솔깃한 농구협회는 선수단을 파견하게된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마저 쉬고 싶다는 얘기들이고 보면 협회는 이번 원정을 고려해봄직하다.
특히 필리핀은 서울국제대회에 출전신청을 해놓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철회, 한국측을 당황케 만든 나라다.
농구계에선 한국팀은 경기경험보다도 휴식과 팀의 재편성이 시급하다는 중론이고 보면 협회는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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