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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화가 그림 위에 그린 피카소의 작품 발견|X선 촬영서 드러나…"천재의 횡포" 비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남불 해안의 니스와 칸 중간쯤에 위치한 앙티프시의 피카소미술관이 지난 10일부터 『「피카소」를 통해서』라는 특별전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피카소」가 다른 화가의 작품 위에 자기의 그림을 겹쳐 그린 것이 몇 점 전시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루브르미술관을 비롯한 프랑스 각지의 미술관 소장 작품의 보존이나 보수를 하고 있는 프랑스 미술관 과학연구소가 지난 2월부터 앙티프의 피카소미술관 요청에 의해 행한 연구결과로 X선 촬영 등 각종 분석방법으로 「피카소」의 그림을 조사한 것.
다른 사람의 작품을 파괴하는 행위는 아무리 천재라 해도 용인할 수 없는 방약무인함이란 비난과 함께 억제할 수 없는 천재의 창작의욕에 의한 희생이란 용인론도 나오고있다.
이 그림들은 「피카소」가 65세 때 20대의 「프랑스와즈·지루」와 함께 앙티프에서 보낸(1946년) 시절에 그린 그림들로서 그 가운데 『성게를 먹는 남자』라는 작품이 두드러진다.
X선 촬영결과 이 그림 밑에서 레종도뇌르훈장을 가슴에 단 군인의 초상화가 나타났다. 조사결과 이 군인은 제1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만년을 앙티프에서 보낸 유명한 프랑스장군으로 앙티프미술관 설립에도 공헌했을 뿐더러 그의 초상화를 이 미술관에 기증했었다.
「피카소」는 앙티프에 있으면서 이 미술관에서 제작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 기부된 작품이 몇 갠가 없어진 일이 있었다.
이밖에도 성게와 오징어를 그린 정물 그림아래 모자를 쓴 여인이 나왔고 또 그 그림아래 고양이 그림이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피카소」의 앙티프시절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로 「피카소」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고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있을 때다. 그가 캔버스를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로 이는 다른 사람의 작품에 대한 가학취미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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