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동유전학자들 연구조사|요성의 품성 유전적 요인 많다|수줍음·말더듬등 물려받고|지능지수도 절반이상 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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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모는 자녀의 성격, 또는 행동양식에 얼마만큼 유전적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의 행동유전학자들은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어떤 행동과 성격들이 보다 강하게 부모로부터 유전되고 있는가를 밝혀내고있다.
자녀가 자라면서 부모의 영향을 받는것도 크지만 태어나면서 이미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도 행동·성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행동 유전학자들은 수줍음·말더듬이·난속증·알콜중독층과 몇몇정신적 질환등이 과거 생각해오던 것보다 더 강한 유전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발견했다.
수천명의 어린이와 부모를 대강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유전적 경향이 가장 뚜렷이 나타난 것은 수줍음이다.
미콜로라도대학 행동유전학연구소의 「로버트·폴로민」박사와 오버린대학의 「데이비드· 로웨」 박사팀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또는 경계심은 유아기에 이미 형성돼 성인이 되어도 계속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수줍음 자체가 비사교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단지 타고난 수줍음 탓으로 낯선사람과 처음 사귀는데 애를 먹는 정도일뿐이며 성인이 되어서 비사교적인 것은 생후 환경을 통한 학습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일란성쌍동이의 경우에는 거의 태어나자마자 별개의 가정에서 자랐다해도 극히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
예를들어 일란성 쌍둥이에서는 보수적 성함이라든지 지도력등 환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여겨지는 성격들도 놀랄만큼 유사하다.
행동유전학자들은 일반적인 성격외에도 몇몇 비정상적 행동들이 강한 유전적 경향을 보임을 발견했다.
예를들어 정신분열증·조울증인 환자의 가계에서는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높다. 앞서말한 난증·말더듬이의 경우도 유전적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최소한 3대에 걸쳐 일종의 난독증환자가 발생한 6가계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15번째 염색체와 어떤 연관을 갖고있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난독증에 관해 가장 광범위한 조사릍 수행한 콜로라도의 「존·드프리즈」 박사는 난독증환자가 있는 가족의 형제자매와 부모중 약4분의1내지 3분의1정도는 같은 질환을 갖고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말더듬이도 유전의 영향이크다는 조사결과가 나타나고있다.
예일대학의 「케네드· 키드」 박사는 3백97명의 말더듬이 환자의 친족2천여명을 조사, 뚜렷한 유전적 경향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성의 경우에는 영향을 덜받는것으로 나타났다. 알콜중독도 이와 유사하다.
센트루이스 워싱턴대학의 정신의착 및 유전학교수인 「로바트·클로닝거」 박사가 스웨덴계 학자를 광범위하게 조사한바에 의하면 친부가 알콜중독인 양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알콜중독이될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난독증·말더듬이·알콜중독등의 유전여부를 밝히려는 조사는 아직 시작단계지만 지능의 유전여부는 거의 1세기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인종차별론자들은 혹인빈민층 자녀의 평균 IQ가 낮은 것은 그들의 인종적 열등심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IQ는 유전 못지않게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어린시절의 경험이 극히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취학전 아동을 대상으로 몇몇 프로그램을 가르친 결과 사회적 위치나 인종등에 관계없이 IQ가 15∼20점정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지능이 미치는 유전적 영향은 간과될수없다.
어떤 의미로는 인간의 발달과정중 얻게 되는 어떤경험 또는 환경의 영향도 유전의 영향에는 못미친다 할수 있을 정도다.
「플로민」 박사와 「드프리즈」 박사는 지난 수년간 행해진 지능의 유전여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분석해볼때 인간이 갖는 지능은 약절반정도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절반이란 비율이 문익한에게는 그다지 크게 들리지않을지 몰라도 행동과학의 .영역에서 이보다 더 큰 비율의 요인은 없을정도로 크다고 말한다.
1963년 이전의 연구에서는 지능의 약7O%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조사대상이 녀무 적었고 통계처리방법등이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밝히고있다.
그러나 지능에 미치는 유전의 영향이 이렇게 크다해도 유전된 형질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것은 아니라고 「플로민」 박사는 강조한다. 나머지 50%를 이루는 환경적요인이 축적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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