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후강퉁 … 위안화로 결제, 환율 변동 유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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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17일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투자자도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돼 중국 주식시장의 빗장이 열리게 된다. 그동안 중국은 선별된 기관투자자에게 일부 주식에 한해 매매를 허용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홍콩증권거래소가 후강퉁을 대비한 최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에는 이미 외국인 투자가 자유로운 홍콩을 비롯해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있다. 이번에 후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도 상하이 증시의 주요 종목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종합지수 구성종목의 시가총액은 2조8532억달러(약 3100조원)로 한국 코스피지수(1조1083억달러)의 2.5배를 넘는다. 투자자의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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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간 교차 매매란.

 “후강퉁은 상하이와 홍콩을 뜻하는 ‘후’와 ‘강’을 ‘통’하게 한다는 뜻이다. 홍콩거래소 투자자가 상하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후구퉁’과 상하이거래소 투자자가 홍콩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강구퉁’이 있다. 홍콩거래소 투자자는 상하이 A주 중 568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이는 상하이A주 시가총액의 90%를 차지한다. 그동안 외국인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 전용주식인 B주만 거래할 수 있었다. 외국인 기관투자자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받아야 했다.”

 -어떻게 투자하나.

 “후강퉁 거래 시스템이 있는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해 해외 증권매매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다른 해외주식을 거래하듯 홈트레이딩시스템(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다. 삼성·KDB대우·신한금융투자·유안타 등 주요 증권사는 HTS와 MTS를 확대 개편해 개인투자자도 중국 주식을 국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해 놨다.”

 -아무 때나 거래할 수 있나.

 “상하이 증시 시간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상하이거래소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30분~ 12시30분까지 오전장이 열린다. 오후 2시까지 휴장한 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오후장이 열린다. 또 상하이와 홍콩거래소 중 한 곳만 휴장해도 외국인은 거래할 수 없다. 장내 매매 단위는 100주다.”

 - 홍콩 증시를 통 하면 홍콩달러로 결제하나.

 “아니다.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하는 만큼 위안화로 결제한다. 화폐가 위안화인 만큼 투자할 때 환율변동에 따라 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하기 전에 환전시스템을 통해 위안화를 준비해 놔야 한다.”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과 매매할 때 내는 수수료는 어떻게 되나.

 “중국은 그동안 외국인에게 주식 매매차익의 10%를 세금으로 부과했다. 하지만 중국은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 주식을 매매하는 외국인에게 앞으로 3년 동안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에선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22%를 내야한다.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보통 온라인 거래는 매매액의 0.3%, 오프라인은 0.5~0.7% 수준이다. 증권사 HTS로 보는 중국 주식 시세는 15분 지연된 수치다. 따라서 빠른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후강퉁이 국내 증시에 주는 영향은.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단기는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후강퉁 실시로 국내에 있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중국 증시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A주가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로 인해 외국 펀드가 한국 비중을 축소할 것이고 이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15억~20억달러 추정)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할 때 유의 사항은.

 “후강퉁 시행으로 국내 증권사는 중국투자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중국 기업은 정보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에 무차별적 접근은 곤란하다”며 “중국 정책, 경기흐름,기업 현황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또 한번 값비싼 대가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가 제한된 상태에선 뚜렷한 투자철학을 기반으로 중국 대표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a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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