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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에 신빙성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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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상은양 피살 선고공판
여대생 박상은양 살해사건의 피고인 정재파군(22·인하대 행정과 3년)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동부지윈 형사 합의부(재판장 양기준 부장판사·주심 이호원판사·배석 강희부판사)는 9일 상오 10시에 열린 이 사건 판결공안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배척, 정피고인에게 무직(구형량 무기징역)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의 임의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신빙성이없다』고 밝히고 『최초 자백서부터 제3회 피의자 신문때까지의 자백은 죽은 박양에게 전화를 건 경위, 범행의 동기, 범행 장소, 범행 방법, 매장 장소, 박양의 샌들·지갑 및 반지의 처리경위 등에 관한 진술 등 사건 범행과의 관련도의 다과를 불구하고 수차례 걸쳐 변경되어 있어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 내용을 알고 자백한 것인가에 관하여 의문이 있으며 자백의 내용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없어 신빙성이 없으므로 유죄의 증거로 할수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녹음테이프에 대한 검증 조서와 검사가 작성한 실황조사서 중 피고인의 진술 부분과 피고인부모들의 면담상황 목격 부분 등은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과 똑같은 것이어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검증조서 및 실황 조사서의 기재내용 역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재판부의 판단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혈흔 >
자동차 시트커버와 베개 커버 위에서 죽은박양의 혈액과 같은 O형의 혈흔이 있었다는 점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믿을 직접적인 자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 거짓말 탐지기 >
시험결과에 대해서는 검사의 정확도·신뢰도·타당성 등에 관하여 문제점이 많을 뿐 아니라 시험결과에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검사 당시의 피검사자의 의식이 명료하고 그심신이 건전한 상태에 있는 등 객관적 조건들이 갖추어져야하므로 이점에 관하여는 유죄인정의 직접자료로 삼을수 없다.

< 기타자료 >
이밖에 증인 문국진씨(고대법의학 연구소장)의 사체부검감정서·혈흔감정서 등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범인으로 인정할 직접 자료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은 발생 2백 91일, 정군이 구속된지 1백66일만에 1심재판이 무죄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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