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오클랜드전 '벼랑끝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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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벼랑끝에 몰린 팀을 구하러 나선다. 박찬호는 25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열리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격한다. 텍사스는 현재 올시즌 최대위기에 몰린 상황. 오클랜드와의 홈 4연전 중 첫 3경기를 모두 패했다. 전반기를 오클랜드에 2.5경기 앞선 지구 2위로 마감했던 텍사스는 후반기 오클랜드와의 7차례 맞대결에서 6패를 당하면서 순식간에 3.5경기 뒤진 3위로 밀려났다. 만약 박찬호가 선발로 나서는 4차전까지 패할 경우 4.5경기 차로 벌어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홈 4연전을 모두 내준다는 것에서 심리적인 충격이 더 클 전망이다. 박찬호는 올시즌에도 오클랜드전 3경기에서 2패 방어율 9.69로 부진, 텍사스 입단후 10경기에서 6패만을 당하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대했던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여기에 지난번 대결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나가는 등 2안타 완봉승을 거둬 박찬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던 리치 하든(23)과의 리턴매치다. 하든은 바로 앞선 경기에서도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해 2경기 연속 완봉승을 놓쳤을 정도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박찬호가 오클랜드전 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지난 뉴욕 양키스전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필요하다. 양키스전에서 박찬호는 29명의 타자를 상대로 20개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져 타자와의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갔다. 또한 5개의 탈삼진 중 4개가 3구삼진, 나머지 1개가 4구삼진이었을 정도로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유인구 대신 빠른 승부를 가져갔다. 비록 안타 6개 중 로빈슨 카노의 적시타를 포함한 4개를 왼손타자에게 맞긴 했지만 삼진 5개가 모두 왼손을 상대로 나왔을 만큼 왼손타자 승부도 잘했다. 여기에 12개의 땅볼(플라이볼 4개)과 3개의 병살타를 이끌어내면서 효과적인 경기운영을 할 수 있었다. 당시 물에 오른 양키스 타선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오클랜드 타선이 양키스처럼 나오리라 기대할 수는 없다. 양키스전에서 박찬호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팀이 승리하는데 최고의 기여를 했다. 경기 후 변덕스런 지역언론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칭찬을 쏟아냈다. 이 여세를 반드시 이어나가야 하는 박찬호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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