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사향
가야지 고향으로
앞서 가는 설레임에
초승달 풀잎소리
속눈썹에 젖어들면
뒷동산
기억 하나는
진달래로 붉게 탄다.
회상
복숭아 여린 꽃물
손끝으로 스며들어
재 넘던 젖은 눈길
가랑비에 흩어지면
솟는 해
하얀 박꽃도
더욱 밝고 고와라.
낙화
봄날의 이별 앞엔
어김없이 꽃이 지고
흩어진 잎잎마다
밤이슬을 새겨 갈제
님 떠난
옛 그 자리에도
빗소리만 무성해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