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자회담 대표 힐 차관보에 부시 대리인 권한 줘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에게 보다 많은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14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 북핵 청문회에서 촉구했다. 다음은 증언 요약.

◆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한국의 대북 전력 공급 제안은 북한이 변화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만일 평양이 서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은 경제 발전의 지렛대를 한국의 손에 넘겨주는 것이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남북한 상황과 정반대가 되는 것이다. 당시에는 북한이 전력을 공급하고 한국이 의존했다. 이는 또 북한이 자신들의 사상적 기초인 주체사상과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일이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진정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을 폐기할 용의가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의 권한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리인 수준으로 강화돼야 한다.

◆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수석 연구원=6자회담 재개시 '검증'이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 폐기를 약속한다면 검증의 대상이 될 핵 프로그램의 범위가 어디까지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미국은 6자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은 리비아가 2003년 12월 핵무기를 포기함으로써 상당한 실질적 혜택을 받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리비아식 해법'의 매력을 계속 과시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해도 더 안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 사회에 동참하는 편이 이익이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