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동심에 무차별 폭탄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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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13일 아침(현지시간)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최소한 어린이 4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현지 병원과 미군 소식통은 바그다드 남동부에서 미군 차량행렬을 겨냥한 자폭 테러로 숨진 27명 대부분이 미군 차량 주변에 모여 있던 어린이들이라고 밝혔다.

사상자가 운반된 인근의 킨디병원 측은 "10~13세 어린이 24명의 시신이 이송됐고, 어린이 2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미군 희생자는 1명이었다.

목격자들은 "미군으로부터 사탕과 초콜릿을 얻기 위해 모여 있던 어린이들이 쾅 소리와 함께 이곳저곳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데이비드 아브람스 미군 상사는 "한 운전자가 어린이들로 둘러싸인 험비차량으로 갑자기 차를 몰고 와 자폭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선 저항단체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라크 내무부는 "어린이까지 희생자로 만드는 야만적인 테러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에도 바그다드 서부에서 어린이가 밀집한 미군차량에 대한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37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범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어린이에 둘러싸인 미군을 공격할 정도로 이라크 무장단체는 막판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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