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운동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하루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전신에 골고루 에너지원(영양)과 연소제(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심장의 운동량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심장박동 횟수는 그 주인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성인에서 일상적 인 활동을 할 때 1분에 70회 정도를 뛴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보다 1분에 6∼8회 더 뛰고, 유아는 1백30회에 이르기도 한다.
1분에 70회로 잡을 때 하루에 10만회 정도, 1년에는 3천6백만 회가 되며.70년을 사는 사람에서는 무려 25억번 정도의 펌프작용을 하게된다.
이 숫자를 현대의 기술이 집약된 특수강으로 만들어진 소형승용차의 엔진과 비교하면 심장의 튼튼함을 실감할 수 있다. 요즘의 소형승용차는 대략 20만㎞를 주행하면 피스톤 실린더의 마모로 볼링을 해서 새로운 실린더를 만들어 준다.
20만㎾를 달렸다면 1개 실린더의 펌프작용은 1억1천만회. 사람에 비유한다면 3년에 1회씩 심장을 바꿔주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3백g정도의 심장에는 대략 1백20㏄의 혈액이 들어온다. 그 중 1회 박동에 의해 전신으로 나가는 피는 대략80㏄. 나머지 40㏄는 심장에 남아 급격한 운동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
1회 박출량이 80㏄라도 1분간 70회의 박동을 하는 사이 대략 5∼6리터의 피가 심장을 통해 나가며, 이 양은 성인전신의 피 약5리터를 상회하는 것이다. 따라서 온몸의 피는 1분 안에 한번씩은 심장을 통과하는 셈이 된다.
이렇게 해서 심장이 내보내는 피의 양은 하루에 약 9천 리터, 기름을 담는 드럼으로 환산할때 약45드럼 분이나 된다. 이는 1년에 1만6천4백 드럼, 70년을 사는 사이 1백15만 드럼에 이르며 기름으로 환산할 때 약19만5천t으로 대형 유조선1척 분과 맞먹게 된다.
몸의 어느 기관보다도 물리적인 일을 많이 해야하는 심장은 그 만큼 받는 반대급부도 많다. 몸무게의 2백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심장이 자신을 위해 쓰는 피는 박출되는 피의 20분의 1정도로 평균적인 무게만으로 비교하면 10배나 되는 양을 쓴다.
이것은 회사의 핵심구성원으로 밤낮 없이 기업을 위해 뛰는 중역들이 고용원이나 신입사원들의 급여보다 10배를 더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알기 쉽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