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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화 원작, 만화, 소설, 인터넷 소설 삼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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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해신’과 ‘토지’ 그리고 ‘불멸의 이순신’이 상반기 드라마 열풍을 이끌고 상반기에서 후반기로 접어 들면서 ‘내이름은 김삼순’의 광풍이 불고 있다. 이 와중에 ‘불량주부’ 선전도 눈에 띄었다. 올 상반기에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들이다.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드라마 작가의 오리지널 극본이 아니라 소설(‘해신’‘토지’‘불멸의 이순신’), 그리고 인터넷 소설(‘내이름은 김삼순’), 만화(‘불량주부’)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는 점이다. 요즘 브라운관에선 원전을 활용한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눈길을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계에선 만화, 인터넷 소설, 소설의 영상화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소설은 한국 방송 초창기와 영화 초창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가장 왕성한 영상화의 원천으로 활용돼왔다. 소설은 작가들의 탄탄한 네러티브를 바탕으로 정제된 글쓰기와 인간의 내면에 천착하는 주제가 드라마와 영화의 그대로 수용돼 완성도 높은 영상화의 주요한 원전 역할을 해왔다. 근래들어 작가들의 창작 극본이 득세를 이루면서 예전처럼 왕성한 소설 영상화는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1990년대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청률 상위를 기록한 ‘여명의 눈동자’ ‘허준’ 등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촉발된 인터넷 소설의 영상화 붐은 이제 대중문화의 영상화 부문에 있어 주요한 원전으로 활용되고 있다. 두 작품의 성공으로 스크린에선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인터넷 소설 영상화의 상업적 성공을 거뒀고 브라운관에선 ‘내이름은 김삼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터넷 소설의 영상화는 지속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근래들어 관객과 시청자를 찾은 영화 ‘내사랑 싸가지’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과 드라마 ‘백설공주’ ‘1%의 어떤 것’ ‘열여덟/스물아홉’ 들이 10~20대 젊은 작가들이 쓴 인터넷 소설이 근간이 된 영상 작품들이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원작으로 활용되는 것이 만화다. 신세대들의 감각이 녹아있고 상상력의 비약과 독창적인 소재들이 많은 만화는 요즘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애용하는 원전 분야다. 드라마 ‘다모’로 만화의 원작의 위력을 발휘한 뒤 ‘풀하우스’로 만화 원작의 인기를 재현한 브라운관에선 올해에도 ‘불량주부’로 만화 원작 바람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만화를 원작으로한 24부작 드라마 ‘비천무’가 제작이 완료돼 방송사가 결정되는 대로 전파를 탈 예정이며 박소희의 만화 ‘궁’도 드라마화될 전망이다. 영화쪽에서도 만화(인터넷 만화 포함)의 영상화 바람이 일 전망이다. ‘스캔들’의 이재용감독이 8월말 만화 ‘다세포 소녀’를 크랭크인 하며 온라인 만화 ‘아파트’도 영화화한다. 이밖에 허용만의 ‘식객’도 영상화를 위한 판권 매도가 이뤄져 조속한 시일내에 영화로 제작될 전망이다. 이 세 개의 원전은 각각 영상화의 장점이 있다. 탄탄한 네러티브와 문학적 상상력이 풍부해 완성도 높은 영상작품을 돌출 할 수 있는 문학소설, 그리고 10~20대의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돼 대중문화의 주요 소구층인 10~20대에게 동일시의 감정을 이끌어 내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인터넷 소설, 기발하고 엽기발랄한 소재마저 작품으로 수용하는데다 영상화 작업이 용이한 만화 등은 우리의 영상 문화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원작들로 가치가 있다. 과연 영상화의 원작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이 세 원전 분야중 어떤 것이 승리를 거둘지는 이 세분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대중의 정서와 감성을 포착해 작품화를 하는지에 달려있다.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이름은 김삼순', 만화가 원작인 '불량주부', 동명소설을 극화한 '해신'(왼쪽부터). 사진제공=MBC, SBS, KBS]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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