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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미국적인 황홀한 음색|한국의 음악애호가에 선보일 LA필하모닉 오키스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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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미수교 1백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오는 25, 26일 (하오 7시30분·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내한 연주회를 갖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키스트러는 미국서부지역의 손꼽히는 명문교향악단. 1919년 창설되어 올해로 6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필은 높게 울려 퍼지는 금관악기의 음색, 윤기 있는 현악기의 울림이 어우러져 호화롭고 개방적인 소리를 자랑함으로써 지극히 미국적인 교향악단으로 일컬어진다.
이번의 내한 연주회에서 선보일 지휘자는 첫날(25일)이「카를로·마리아·줄리니」(68), 둘째 날(26일)은 한국 출신의 젊은 지휘자 정명환씨(29)가 맡는데 정씨는 지휘와 함께 피아노 협연도 한다.
「줄리니」는 78년 LA필의 지휘자로 취임했다. 그는「아더·로진스키」「오토·크렘페러」「베이눔」「주빈·메타」등에 이어 LA필의 지휘자로 취임한 8번째의 저명한 지휘자가 되었다.

<유럽서도 큰 성과|16개 도시서 연주>
「줄리니」는 78∼79년 시즌을 끝낸 후 성공적인 평가를 받아 곧 오는 84년까지 로스앤젤레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처음 3년 간 「줄리니」는 LA필과 5회의 연주여행을 했다. 4회는 미국 국내연주, 나머지 1회는 유럽연주였는데 16개 도시에서 20회의 연주회를 가진 유럽연주의 성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의 연주는 완벽하고 황홀했다.』『「줄리니」의 개선』이라고 신문들은 호평을 했고 밀라노의 한 신문은「줄리니」를 『우리시대의 가장 위대한 지휘자의 하나』라고까지 격찬했다.

<마리아·칼라스와 전설적인 연주도>
「줄리니」는 1914년 이탈리아 남부의 바레타에서 출생했다. 5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16살 때부터는 비올라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줄리니」는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콩쿠르를 거쳐 유명한 아우구스테오 오키스트러의 비올라 파트 단원이 되었다.
그곳에서「줄리니」는 세계적 지휘자인「푸르트벵글러」「크렘페러」「드·사바타」「발터」「R·슈트라우스」등을 만나 많은 영향을 받았다. 38년에는 지휘자로서의 수업을 시작했다. 그의 지휘자로서의 출발은 제2차 대전의 발발로 깨어졌다.
44년「줄리니」는 로마 레디오 오키스트러의 「페르난도·프레비타리」의 대리인으로 임명되었다. 51년「토스카니니」가 「줄리니」의 방송을 듣고 크게 감명, 그를 찾게되었는데 그 후 두 사람사이에 긴밀한 관계가 지속되었다.
51년 그는 라 스칼라좌의 음악감독「빅토르·드·사바타」의 조수가 되었다. 2년 뒤 그의 뒤를 이어 밀라노의 역사 오페라 하우스의 전임 지휘자로 취임했다. 이때 그가 행한 「루치아노·비스콘티」감독, 소프라노「마리아·칼라스」와의 작업은 오늘날까지 전설적인 것으로 꼽힌다.
55년 그는「프리츠·라이너」의 초청을 받고 시카고 심퍼니를 객원 지휘함으로써 미국에 데뷔했다. 당시 그는 로마 오페라하우스 전임지휘자였다. 그는 런던 필, 베를린 필, 뉴욕 필 등 세계의 명문 오키스트르를 계속 지휘해 지휘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국제적 명성 쌓은 정명훈의 명 연주>
한국출신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젊은 지휘자 정명훈씨는 74년 세계적인 권위의 제5회「차이코프스키」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2위에 입상함으로써 이미 그 실력을 세계악단에 인정받았다.
첼로의 명화씨, 바이올린의 경화씨 두 누나와 함께 세계 음악계에 한국출신「정패밀리」의 일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LA필의 부지휘자를 거쳐 현재 샌프란시스코 발레 오키스트러의 지휘자로 있으면서 세계적인 교향악단을 객원지휘하고 있다.
정씨는 7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후 뉴욕 메니스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 후에는 지휘를 공부하여 「번스타인」「바렌보임」의 경우처럼 피아노연주와 지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뉴욕 타임즈 주최의 WQXR콩쿠르(70년), 「쇼팽」경연대회(72년), 뮌헨 음악콩쿠르(73년), 리츠경연대회(75년) 등에서 1, 2등을 차지하여 화려한 경력 쌓아왔다.

<확신에 찬 연주로 카네기서도 호평>
73년 런던 심퍼니와의 협연은 『장엄하면서도 예리한 재기가 번득이는 인상적인 연주였다』는 평을 받았다. 그가 지휘자로 첫 번 째 데뷔한 것은 76년 12월. 뉴욕 카네기 홀에서 뉴욕 청년 심퍼니를 지휘했는데 『확신에 찬 활기 있는 연주』라는 호평을 받았다.
74년「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 입상하여 한국정부로부터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가 살고있던 미국 시애틀시는 그의 입상을 기념하여 8월 1일을 정명훈 기념일로 정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지휘자·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 뿐 아니라 두 누나와 함께 하는 트리오 연주로도 그는 이미 확고한 명성을 누리고 있다. <박금옥 기자>

<주요 연주곡목>
◇25일(지휘=카를로·마리아·줄리니) ▲「라벨」:『마 메르 로아』 ▲「스트라빈스키」:『불새조곡』 ▲「브람스」:『교향곡 제1번 C단조 작품68』
◇26일(지휘·피아노 협연=정명훈) ▲「베르디」:『운명의 힘 서곡』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A장조 작품K 488』 ▲「생·상스」:『교향곡 제3번 C단조 작품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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