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스타일별 실적은] 가치주·배당주 집중 공략 고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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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훌쩍 넘은 올 상반기 펀드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주식을 많이 편입한 성장형 펀드다. 성장형 펀드는 상반기 중 평균 14.71%의 수익률을 거둬 전체 평균 수익률이 1%에도 못 미친 채권형 펀드를 압도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들 간에도 '스타일'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엇갈렸다.

분석 결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집중 편입한 펀드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나았고 가치주를 많이 편입한 펀드가 성장주 위주 편입 펀드보다 돋보였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고수익 올린 주식형 펀드=상반기에 고수익을 올린 성장형 펀드 중에는 가치주와 배당주에 집중 투자한 펀드들이 많았다. 상반기 수익률 1위를 기록한 한국투신운용의 'TAMS 거꾸로주식A-1'은 편입 종목의 시가총액 등 크기보다는 철저하게 개별 주식의 가치를 따져 종목을 구성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와 동아제약의 편입 비중이 비슷하다. 가치주 편입을 원칙으로 삼다 보니 전체적으로도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대형주 비중(33%)을 두 배가량 웃도는 67%에 달한다. 상반기 성적은 성장형 펀드 평균 수익률의 두 배를 웃도는 35.18%에 달하고 있다.

'부자아빠 가치적립식주식W-1'과 '세이 고배당주식형' 등도 6개월 수익률이 20%를 넘은 대표적인 중소형 가치주 스타일 펀드로 꼽힌다.

또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6개월 수익률 23.77%)과 'PCA업종일등주식1'(20.73%)의 경우 가치주와 성장주의 비중이 엇비슷한 혼합 스타일이다.

'디스커버리주식형'은 대형 블루칩을 중심으로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하지만 성장성을 보완하기 위해 중소형 종목을 15~20% 정도 편입시키고 시황이 급변할 때는 상황에 맞춰 상승세가 뚜렷한 종목을 기민하게 편입시키는 것이 강점.

'업종일등주식1'은 가치.성장을 두루 추구하는 혼합 스타일에 대형주와 중형주의 비중이 엇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 가치주 스타일 펀드 중에서도 '마이다스 블루칩배당주식C'는 최근 3개월 6.28%, 상반기 22.43%의 성적을 거둬 눈에 띄었다. 편입 종목의 80% 안팎을 시가총액 50위권의 블루칩에 투자하고 나머지 20%의 종목은 고배당 중소형주로 채운다. 블루칩 중심이라 비슷한 수익률의 다른 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적은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대형 우량주를 많이 넣은 대부분 펀드는 중소형주 편입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밀렸다. 대형주만 100% 편입한 '골드 비과세 KOSPI50select 배당장기주식1'은 15.93%, 대형주를 80% 넘게 편입한'Pru나폴레옹주식2-1'은 12.25%의 수익을 거둬 대형 가치주 스타일 중 상위였지만 성장형 펀드 전체 순위에서는 각각 22위, 48위에 머물렀다.

◆주식형 펀드도 분산 투자해야=중소형 가치주 스타일의 선전은 대형 정보기술(IT)종목이 주춤하고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 우량주의 인기가 치솟은 상반기 증시 상황을 반영한다. 하반기에도 가치주 스타일의 인기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 장근난 연구원은 "연말 지수가 지금보다 조금 오른 1100선으로 예상돼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가치주에 집중하는 펀드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세가 달아오르면 대형 우량주들도 급부상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이제는 길게 보고 대형주 위주로 운용하는 펀드를 골라야 할 때라고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팀 송석준 팀장은 조언했다.

◆펀드 '스타일'은=주식 편입 비중에 따라 펀드를 구별하는 것이 아닌, 편입 주식의 성향이 어떤지에 따라 구별하는 분류 방법이다.

주식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장형(주식 편입 70% 이상) 펀드의 유형을 보다 세분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편입한 종목이 대형주인지 중소형주인지를 먼저 나눈다.

그 다음 같은 규모라도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인지 전기전자.정보기술(IT)처럼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성장주인지로 다시 구분한다.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추가 상승을 노리는 배당주는 가치주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지만 상반기 증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배당주가 가치주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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