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질환|김승조<강남 성모병원 산부인과과장><246>-자궁내의 태아환경(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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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들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의학에 힘입어 태아발생의 초기부터 초음파 촬영이나 태아경 등을 통해 발육과정과 자궁안 생활모습을 직접·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임신 후 자궁안 환경은 태아가 잘 발육할 수 있도록 풍부한 영양과 혈액·산소 등이 태아쪽으로 공급되고 탄산가스와 같은 폐기물은 모체를 통해 배출된다.
이렇게 해서 태아는 커가는데 임신5개월이 되면 0·5kg, 6개월 말에는 1·0kg, 9개월 말이면 약3·2kg에까지 이르게된다.
대체로 6개월이 된 태아는 해부학적으로나 내용적인 면에서 완전한 태아로 성숙, 외부에서 느낄 수 있을만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선천적인 이상이나 인공유산 등으로 내자궁구에 손상을 입은 임부에서는 임신5개월이 지나 6∼8개월에 이르는 사이 너무 일찍 분만현상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 자궁경관이 태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열리면서 조산이 되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인공보육기 등 조산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다. 산과에서는 임신 5개월말인 체중 5백g을 넘어선 조산아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우에 따라 살릴 수 있다고 보고있다.
임신6개월말께 태아는 약1kg에 이르게 되는데 1kg이 넘는 조산아의 생존율은 상당히 높아진다. 특히 임신 8개월째 1·5kg을 넘어서서 출생하는 조산아의 생육가능성은 대단히 높으며, 9개월째에 들어서 2·5kg이상의 체중으로 조산된 아이는 거의 생육이 가능해졌다.
태아는 자라는 동안 어머니의 자궁안 양막강안에 있는 양수라는 물 속에서 수영하듯 떠있다. 양수는 임신중 태아가 양막과 밀착되는 것을 막아주고 운동을 자유롭게 하도록 해주며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완화시켜주는 범퍼의 역할을 한다.
또 태아가 움직일 때 직접 자궁벽에 주는 충격을 막아주는 한편 양수를 들이마심으로써 폐 운동을 시켜주는 역할도 하게된다.
태아는 마치 우주유영을 하는 우주인처럼 양수에 떠 있으면서 탯줄을 통해 혈액이나 산소·영양물질 등을 공급받게 되는데 태아에서 나오는 소변은 양수에 섞이게 되며 정상적인 태아는 대변은 보지 않는다.
그러나 태아가 움직이다가 탯줄이 목에 감긴다든지, 꼬이게되면 태아는 저산소중에 빠지게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태아의 항문근이 이완되면서 대변을 양수로 내보내게 된다. 양수는 모체의 수액과 교환되어 항상 맑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대변을 보았을 때는 탁해져서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이런 것 말고도 태아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받는데 모체의 영양실조, 공해음식물, 약물의 과다섭취 등도 영향을 주게되며 모체의 임신중독이나 당뇨병 같은 급만성 질환도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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