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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합시다<26>-마음의 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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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음의 병이 늘고 있다.
병원을 전전하며 별의별 검사를 다 받아보지만 언제나 결론은 『이상이 없다』는 한마디다. 그런데도 실제로 소화도 안되고, 머리도 묵직하며, 가슴까지 답답한 증세는 가라앉지를 않는다.
복잡해지는 현대사회롤 살아가노라면 매일 같이 여러 가지 못마땅한 일들이 생기고, 여기서 생기는 크고 작은 자극들이 정신을 피로하게 만든다.
이런 자극이 적절히 해소되지 않을 때 심신의 평형 상태가 깨어지면서 몸의 이상이 오게된다.
스트레스란 이러한 신체의 평형상태를 위협하는 모든 내·외적인 자극을 일컫는다.

<"피로" 경고신호>
스트레스학설의 창시자「한스·셀리에」박사는 『스트레스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이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말해, 건강한 생활이란 결국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올바로 받아들이고, 또 해소시키는 생활임을 강조한다.
고려병원 이시형박사(신경정신과)는 『우리의 몸에는 일정량의 적응에너지가 있어 일상적인 자잘한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말한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이 자극은 대뇌피질로 가서 간뇌를 거쳐 부신피질에 전달된다. 이때 부신피질은 전달된 자극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방위 호르몬을 내놓는다. 이 30여종의 호르몬이 혈액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어 스트레스의 충격을 줄이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또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피로라는 경고신호를 보내 휴식을 취하도록 만든다.
일상시 인체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적정수준의 스트레스를 유지한다. 문제는 이러한 신체의 자율조정능력을 넘어섰을 때 발생한다.
적절히 해소되지 못한 자극 ,즉 스트레스는 불쾌와 고통을 수반하는 디스트레스로 전환된다.
이렇게 신체의 적응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스트레스가 계속 가해질 경우, 각종 스트레스 병, 즉 심인성질환이 발생된다.
증상중 가장 흔한 것이 소화기관의 장애다.
연세대의대 허갑범 교수(내과)는 『내과를 찾는 환자중 절반정도는 심인성질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신경성소화장애·변비·설사 등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물론, 주·십이지장궤양 등 각종 소화기질환도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스트레스에 의해 부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위나 장의 활동이 필요이상으로 활발해져 위산·펩신 등 소학효소의 분비가 지나쳐 위벽이나 십이지장을 자극한다.
이러한 자극이 10∼20년간 계속되면 단순한 기능장애뿐 아니라 기질적인 변화를 초래, 병변이 되어버린다.
심장·혈관 등 순환계도 위 못지 않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화를 낼때 두통이 일어나는 것은 뇌혈관 내벽의 근육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때 혈압은 최고 2백30이상까지 급격히 상승한다.

<환자엔 치명적>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일시적 충격은 곧 회복되지만 평소 순환계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치명적 일수 있다.
이밖에도 스트레스는 기관지천식·폐결핵 등 호흡기질환의 주요한 원인이 되며, 신체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신진대사를 거해함으로써 신경성 피부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만성피로에 의해 신체의 방어기능이 급격히 무너지면 대단치 않은 자극이나 감염에도 적합하지 못하고 큰 병으로까지 발전한다.
한양대의대 김광일 교수(신경정신과)는 『스트레스 그 자체만으로 질병을 초래한다고는 할수 없으나 스트레스가 모든 질병에서 일종의 「방아쇠」구실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적절한 해소는 질병의 발생을 억제하는 훌륭한 안전판의 역할을 할수 있다는 것.
스트레스는 일단 쌓인 것을 해소시키기보다는 쌓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이박사는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봉급날이 5일 남았을 때 「5일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5일밖에 안남았다」고 생각하는 차이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전혀 다르다.

<항시 여유 필요>
평소 사물을 낙관적으로 볼수 있는 힘, 또한 매사를 즐겁게 보고, 불필요한 경쟁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등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라면 약간 얼띤듯 행동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이박사는 권고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가짐을 갖기는 힘드는 일이다.
결국 일상생활에서 쌓이는 유해한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박사는 『정신근로자가 마음에 드는 운동을 하는 것, 즉 스트레스가 발생되는 원인과는 반대되는 일을 하는 것은 단순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책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밖에 ▲명상 ▲산책 ▲목욕 ▲취미생활 등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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