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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장관 "신현돈 전 1군사령관 전역 문제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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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장관은 3일 신현돈 전 1군사령관 전역 논란과 관련해 “본인 결정을 존중한 것”이라며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신 전 사령관의 전역 결정에 대해서는 “잘 하는 처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7시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국방부 감사관실의 조사내용과 전역 결정과정을 직접 밝혔다. 국방장관이 공식 일정 외 기자실을 찾아 특정 사안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 관계자는 “한 장관이 그만큼 이번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30여분에 걸쳐 신 전 사령관의 전역 결정 과정을 해명했다.

한 장관은 “(사고 당일) 과도한 음주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사건 당일 권오성 당시 육군총장이 위치확인을 하기 위해 전화를 했을 때도 취한 목소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주 2병을 마시면 어떤가. 혀가 약간 꼬였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음주 권유를 적절히 조절하며 응대했고 일찍 부대로 복귀했기 때문에 작전지휘에 문제가 없었다’는 신 전 사령관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또한 전역 결정 과정에는 외부의 압력이나 권유가 없었으며 신 전 사령관이 직접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한 장관은 “본인이 전역을 하는 게 맞겠다고 해서 승인한 것”이라며 “신 장군은 자신과 군의 명예를 생각해서 전역 결심을 한 것이고, 나는 그게 정말 잘 하는 처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감사관실은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신 전 사령관은 음주추태를 벌인 적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때문에 전역할만한 사유가 아닌데도 국방부가 신 전 사령관의 전역을 성급하게 결정했다는 비판도 높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이것이 전역 사유냐 아니냐를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 미 해군 참모총장은 월남전 참전 여부를 의심받는 것만으로 권총자살 하기도 했다”며 “군인은 그만큼 명예를 중시한다. 신 장군도 그런 측면에서 결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신 전 사령관이 추태는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한 장관은 “추태라는 건 추한 태도다. 추태의 평가 주체가 누구냐. 제3자가 전화를 걸 만큼의 행위였다는 그런 의미”라며 즉답을 피했다. 단지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고 건넌방에 가면 며느리말이 맞다고… 신 전 사령관은 (추태가 없었다고)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2개월이나 지나서야 전역 조치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의 입장이 모순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사건 초기에는 국방부가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건 당시에는 권오성 육군총장이 전화로 신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민원인과도 잘 해결됐다’고 들었기 때문에 따로 조사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한 장관 역시 자세한 사건 경위는 “권 전 총장이 사퇴하는 자리에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권 전 총장은 8월 11일 전역했다.

신 전 사령관의 전역을 청와대에서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말씀이) 저한테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장관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전 사령관은 전역 59일만인 지난달 30일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신 전 사령관은 “실랑이가 없었던 사실은 국감시 장관의 발언으로 입증됐고 당시 복장도 정상적으로 착용한 상태였다. 제보자인 A교수도 오해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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