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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이룬 재외작가 초대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재외작가 초대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현재 전시중인 재외작가 초대전(27일까지·국립현대미술관) 곽인식전(27일까지·현대화랑)을 비롯 전화황전(29일∼5월5일·미술회관) 황규백전(5월6일∼15일·선화랑) 권영우전(5월중·현대화랑)이 바로 그것.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이경성)이 미주·구라파·아세아 등지에 나가 활동하고있는 한국 작가들의 최근 작업을 한자리에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재외작가 초대전을 스타트로 미술회관 및 사설화랑에서 일련의 해외작가전이 열리게 된 것이다.
개인전 초대를 받은 4사람 가운데 재미판화가인 황규백 씨와 파리에서 수업중 일시 귀국한 동양화가 권영우 씨는 국내화단에 널리 알려진 인물들. 반면 재일 서양화가인 실험계열의 곽인식 씨는 37년만에, 구상계열의 전화황 씨는 44년만에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작가들이다.
이들 중 권영우 씨만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가들은 뉴욕과 동경·경도에 각각 근거를 두고 활동하는 순수 재외작가로 현지에서의 실력이 인정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한국화랑협회 권상준 회장은『전람회란 화랑경기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하는 것』으로 못박고『재외의 역량 있는 작가전을 국내에 유치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예술의 세계적 흐름을 터득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재외작가전시회를 통해 국내 작가들이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런 전시회가 계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미술평론가 류준상 씨는『밖에서 시집살이하며, 나름대로 지위를 확보한 작가들에게 친정에서 불러 대접하는 것』으로 비유했다.
그는 작품상 나타난 특징으로 국내작가가 이론중심의 작업을 하는데 비하여 재외작가의 경우 이론보다 현실요인을 작품내용에 반영시킴으로써 실질화로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국내 화단과의 연관고리를 지속케 한다는 뜻이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세계적으로 다양화된 작품들을 일목에 보여준다는 데도 뜻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운영에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55명의 작가가 초대된 재외작가 초대전의 경우 초대작가 선정을 둘러싸고 재불 미술가협회가 양분, 지금까지 진통을 겪고있다.
성급한 생각인지는 모르나, 재외작가의 열풍으로 국내작가의 작업을 과소평가 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모처럼 풍성하게 열린 재외작가전을 통해 미술계의 시각이 보다 다양화된 것만은 이들 전시회가 거둔 성과로 보인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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