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 나눠쓰기' 유럽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자가용과 대중교통의 장점만 뽑은데다 카풀이나 렌터카보다 이용방식이 편리한 교통수단. 유럽의 대도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차 나눠쓰기'(카 셰어링) 서비스가 그것이다. 카 셰어링 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언제.어디에서나 손쉽게 원하는 만큼 사용한 뒤 반납하는 방식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6일 네덜란드에서만 수천 명이 카 셰어링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암스테르담 시내 주차장 300여 곳에선 카 셰어링 업체의 차를 쉽게 볼 수 있다. 공용 주차장을 업체가 임대해 쓰고 있다. 불과 몇 백m 간격으로 있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의 변호사인 마리안 폴플리트는 지난주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시내 외곽에서 회의 일정이 잡혔다.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된 자동차를 검색해 예약했다. 인적사항.회원번호 등을 적어 넣고 온라인으로 사용 신청을 하니 자동차 안에 장착된 컴퓨터로 데이터가 자동 전송됐다.

자동차를 찾아 탄 뒤 고유번호를 입력해 시동을 걸었다. 예약부터 차를 타고 출발할 때까지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시내 300여 주차장 가운데 가장 편리한 곳에 세우면 된다. 비용은 한 달 기본요금 6달러에 이용시간.주행거리를 따져 한 달 단위로 정산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카 셰어링을 하는 사람들은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네덜란드.스위스.독일 등 유럽 국가에 있다. 미국에서도 관심이 많아져 1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스위스에 있는 세계 최대의 카 셰어링 업체는 6만여 명의 고객과 2400대의 공용 차를 가지고 있다. 비싼 자동차 가격.주차료.세금 등을 지불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는 자가용처럼 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대도시에서 특히 인기다. 교통 정체와 대기 오염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지난 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유럽연합(EU)이 카 셰어링을 확산하자는 취지로 회의를 개최했다. 이때 "카 셰어링 제도가 확산하면 유럽에서 자가용 50만 대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UC 버클리대 조사에 따르면 나눠 쓰는 자동차 1대는 4~10대의 자가용 몫을 한다.

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