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단생활 40년 기념 독주회 첼리스트 전봉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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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국신경 오키스트러에 입단하여 악단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꼭 40년째, 서울대학에 봉직한지는 30년째가 됩니다. 가톨릭신자들이 신에 대해 고해참사를 하듯, 저는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죄로 연주회라는 두렵고 힘든 신앙의 고백거사를 가집니다.」
오는 5월3일(하오7시30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악단생활 40주년 기념 독주회를 갖는 원로 첼리스트 전봉초씨(63).
지난 30여년간의 음악생활의 동반자이자, 동료, 절친한 술친구이기도한 서울대 정진우 교수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연주곡목은 「바하」의 『아리오소』, 「크라이슬러」의 『사람의 슬픔』, 「프레」의 『비가』, 「코다프」의 『자장가』, 「루빈슈타인」의 『멜러디인F』 등 우리 귀에 익은 구슬처럼 빛나고 아름다운 소품중심의 20여곡. 모두 암보로 연주하느라 지금 연습이 한창이다.
나이 들수록 폭넓고 다양한 첼로의 음색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는 전 교수는 시달리고 신비롭고 불안한 생활 중에도 악기를 들고 연습을 하면 자신을 잊고 음악 속에 몰두하게 되는데 그것이 음악이 주는 구원인 것 같다고 애기한다.
이번 독주회는 일본에서 활약중인 형님 전화봉 화백(73)의 것 고국 초대전(4월29일∼5월5일·문예진흥원 화랑) 기간 중에 열리는데다, 이정우·정순화씨에 의해 한국에서 제작된 2대의 첼로로 연주하는 음악회이기도 해서 전 교수에게는 더욱 뜻이 있다고 한다.
일본 동경 제국음악학교 출신. 이번으로 18회의 독주회를 기록한다. 그밖에 교향악단과 협연, 실내악 연주 등 다채로운 연주활동을 펴왔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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