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사단 미래형 사단 개편… '몸집' 줄였지만 전력은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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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몸집을 줄이고 미 2사단은 미래형 사단(UEx)으로 개편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2사단은 중무장전투여단.2항공여단.포병여단 등으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8인사행정사령부, 17항공여단, 2사단 통신.공병본부 등은 해체됐다. 대대적 구조조정이다. 미국의 전 세계 미군 재편계획(GPR)에 따른 것이다. '비대한' 외양을 줄여 세계 분쟁에 민첩하게 개입하는 게 GPR의 목표다.

◆ 몸집 줄고 전력 유지=개편된 2사단 주력은 중무장전투여단.2항공여단이다. 북한군 재래식 전력에 대응하는 에이브럼스 전차, 아파치 헬기 부대가 미 지상군의 핵심으로 유지됐다. 물론 주한미군 감축으로 포병.전차 부대는 각각 2개 대대에서 1개 대대씩으로 줄었다. 아파치 대대도 3개에서 2개로 축소됐다. 하지만 전력은 그대로다. 중무장전투여단엔 전차.기계화보병.포병.정보 부대가 모두 통합됐다. 이 여단이 기존 사단급 작전을 할 수 있는 화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70여 대에서 48대 안팎으로 줄어드는 아파치 헬기도 모두 신형(아파치 롱보)으로 교체된다.

◆ 미 8군도 슬림화=한반도 내 미 지상군은 주한미군(대장)-미 8군(중장)-2사단(소장)의 구조다. 그런데 이번엔 미 8군도 축소됐다. 8인사행정사령부.17항공여단의 해체다. 일부 외신은 8군사령부의 해체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점친다. '지상군은 사단급인데 4성.3성 장군이 한반도에 함께 있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군사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시 대규모 증원을 상정한 주한미군 특성상 당장 8군사령부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숨겨진 전략적 유연성=2008년 이후 주한미군은 오산.평택과 부산.대구의 두 곳으로 모인다. 이들 지역은 모두 항구.비행장을 끼고 있어 '한반도 출입'에 유리하다. 주한미군 재배치가 미군의 원활한 이동을 상정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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